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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지하수 마른 건 70평생 처음…농업용수 쓰며 버팁니다”

by 광주일보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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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춘양면 한재마을 가보니
지난 6월부터 관정 말라 군청서 생수병 공급 받아 생활
빨래도 못해…농업용수 식수 가능여부 수질검사 의뢰

화순군 춘양면 한재마을 주민들이 화순군 상수도사업본부가 가져다준 생수를 옮기고 있다.
 

“아이고 말도 못 하게 불편을 겪었지요. 물이 없는데 어떻게 사람이 산당가요. 가뭄에 마을 지하수가 마른 것은 내 나이 70 평생 처음이지요. 급한 대로 군에서 농업용수를 끌어다 줘서 집에서 쓰고 있어라.”

지난 6일 찾아간 화순군 춘양면 한재마을 박공례(76) 할머니의 말이다. 박 할머니는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를 틀어 보이며 “물은 물인데 못먹는 물이다. 지하수 샘이 말라서 궁여지책으로 농업용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은 식수용 지하수를 파서 공동 물탱크에 저장한 뒤 가구별로 나눠 쓰는데 지독한 가뭄으로 지하수는 한 달 전 말라버렸다. 장맛비가 내려도 지하수에선 물이 나오지 않고 주민 불편이 이어지자 화순군 상수도사업본부는 궁여지책을 내놨다. 지난해 농업용수용으로 파둔 지하수를 식수용 물탱크에 연결해 물 공급에 나선 것이다.

한재마을은 야트막한 동산에 자리하는 산간 마을로 70~80대 고령의 주민 14명(8가구)이 산다. 마을 이름인 ‘한재’의 뜻은 ‘큰 고개’라는 의미가 있다. 한여름에도 밤에는 이불을 덮어야 잠을 잘 수 있다는 한재마을에 60여 년간 살고있는 박 할머니는 “(우리)마을에 물이 동이 난 것은 처음”이라고 “올해 가뭄이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마을 지하수가 말라버린 것은 지난 6월부터다.

며칠 사이 물탱크에서 물이 나오다 말기를 반복하더니 7월 초부터는 아예 지하수가 끊겨버린 것이다. 화순군과 마을 사람들은 올해 내내 가뭄이 이어졌던데다 비를 적게 뿌리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결국 지하수가 말라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화순에는 올 1월부터 6월 말까지 평년의 절반 수준인 267㎜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결국 화순군 상수도사업본부는 7월 4일부터 2~3일 간격으로 마을 물탱크에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11차례에 걸쳐 55t을 공급했다. 또한 1주일 간격으로 1.8ℓ들이 생수를 총 1080통 공급했다. 하지만 군에서 물탱크에 식수를 채워도 하룻밤 사이 물이 모두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마을 상수도관이 노후화된 탓에 새는 물이 더 많았다. 결국, 하루건너 하루마다 물이 없이 한 달 동안 생활해온 것이다.

한 주민은 “한 달 동안은 물이 잘 나오지 않아 물을 받아 썼다. 더운 여름에 빨래도 제때 하지 못하고 화장실 물도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달 가까이 나주 등 다른 지역에서 식수를 싣고 와 마을 물탱크에 공급했던 화순군은 7월 말부터는 인근 농업용 지하수를 끌어와 물탱크에 공급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2~3일마다 식수를 끌어오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먹는 물은 정기적으로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화순군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농업용수용으로 파둔 지하수를 급하게 마을 상수도에 연결한 뒤, 현재는 식수용으로 사용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민간연구소에 수질 검사를 맡겨뒀다”며 “연로한 마을 어르신들이 물 때문에 고생을 겪게 돼 죄송할 뿐”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수도를 틀면 물아 나와 그나마 다행”이라고 답했다.

한편 제5호 태풍 ‘송다’가 8월 초 광주·전남에 비를 뿌리고 갔지만 가뭄은 해갈되지 않고 있다.

노화·보길·넙도 등 완도지역 일부 도서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광주·전남에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주암댐의 저수율은 36.2%에 그치고 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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