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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6살도 수업 적응 힘든데, 5살은 관리 안될 것” 잇단 반발

by 광주일보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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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반응 보니
학부모·교육계, 학제개편안 잇단 비판…광주 맘카페 “날벼락 같은 일”
유아들 인지·정서 발달 특성상 부적절 지적 등 찬성보다 반대 압도적
교육단체들 오늘 대통령실 앞 집회…사립유치원들 “생존권 박탈” 규탄

<클립아트코리아>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만 5세로 앞당기는 학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광주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추진한다. 1949년 ‘교육법’ 제정 이후 76년 만에 이뤄지는 학제 개편으로, 취학 연령을 앞당겨 영·유아 단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대상을 확대하고 졸업 시점도 앞당겨 보다 빨리 사회에 진출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추진 배경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9일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학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도 “초중고 12학년제를 유지하되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광주 학부모뿐 아니라 초등 교사, 교사 단체 등이 학제 개편안에 대한 뜨거운 찬반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 찬성보다는 반대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맘카페에서는 “날벼락 같은 일이다”며 거센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게시글을 통해 “아이들은 한 두달 만으로도 성장 차이가 크다. 우리 아이는 11월생이라 지금도 1, 2월생들과 차이가 많이 난다”며 “발달 시기를 고려해 줘야 하는데, 어쩌란 건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또 “느린 아이들은 한글도 더 늦게 뗄 텐데, 수업을 미처 못 따라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그 중에는 “2019년생과 2020년생은 같은 학년으로 입학하게 될 텐데, 나이가 달라 친구관계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연년생 자매가 학교에서는 같은 학년으로 쌍둥이 자매가 돼 버린다”며 조소하는 이도 있었다.

일부는 “빠른 나이 입학이라고 생각하면, 우리 때도 흔한 일이었다. 대학 재수할 때 오히려 한살 빠르게 간 게 부럽기도 했다”며 찬성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교육단체들은 1일 반대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는 1일 서울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학제 개편안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집회에는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20여개 단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범국민연대는 “만 5세 초등 조기취학은 유아들의 인지·정서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며, 입시경쟁과 사교육의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부모들이 많은 상황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조기취학 학제개편은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지역 일선 교사들도 회의적이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박모 교사는 “저학년일수록 1년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개편안이 시행된다면 현재 6살에 맞춰 편성돼있는 1학년 교육과정부터 몽땅 뜯어 고쳐야 할 것”이라며 “지금 6살짜리 1학년생들도 수업 환경에 적응시키기 힘든데, 5살은 도저히 통제가 안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김모 교사도 “지금도 만 5세에 조기입학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6살 아이보다 가르치기가 훨씬 어렵다.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며 “조기 입학생들은 교사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체 학제를 개편하는 건 교사들에게도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김도영 전국교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정책국장은 “5~6세는 하루하루 눈에 띄게 커 가는 시기다. 이번 개편안은 아동 발달 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충분한 논의 없이 기습적으로 학제 개편안을 내놓으니, 학교도 학부모도 준비가 안 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유치원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유치원 주 교육 대상이 만 5세 아이인 만큼, 개편안은 유치원의 생존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만 5세 유아는 전체 유치원 유아의 40∼5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유치원의 주요 교육 대상”이라며 “강경 추진한다면 정권 초기의 엉뚱하고 다급한 발상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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