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 먼 발치서 ‘동참’…대구·부산에선 ‘오월정신·대동세상’ 새겨 "
5·18 최후의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분수대 광장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5·18 40주년 기념식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은 먼 발치에서 행사에 동참했지만, 남녀 대학생이 경과보고를 하고 사회를 본 방송인 김제동이 출연료를 전액기부하는 등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 유족들은 가수 김필 씨가 ‘헤어진 연인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민주의 종 타종식
○…‘민주의 종’ 타종식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앞 민주의 종각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다.
타종식에는 김종효 광주시 행정부시장,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오승현 광주시 부교육감, 송선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 대구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 등 17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33회 타종으로 5·18 정신을 되새기고 민주·인권·평화 확산과 영호남 화합, 나아가 국민 대통합을 염원했다. 민주의 종은 높이 4.2m, 무게는 8·15와 5·18을 함께 기리는 의미로 8150관(약 3만562㎏)으로 2005년 제작됐다.
가수 김필 ‘편지’ 불러
○…가수 김필은 이날 기념식에서 최정희씨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고(故) 임은택씨에 대한 ‘편지’ 사연을 낭독한 이후 ‘편지’라는 노래를 불러 주목을 받았다. 해당 곡은 듀오 ‘더 클래식’으로 유명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광진이 2000년 발매한 솔로 3집 ‘잇츠 미’에 실린 곡으로,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가사로 지금까지도 계속 불리워지고 있는 명곡이다.
40주년 헌정 공연 ‘내 정은 청산이오’ 공개
○…이날 기념공연에서는 작곡가 정재일과 영화감독 장민승이 5·18 40주년을 맞아 미래 세대에게 5·18의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담아 제작한 23분 길이 영상 ‘내 정은 청산이오’가 최초로 공개됐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모티브로 만든 ‘내 정은 청산이오’ 공연은 그 날의 민주화를 위한 열망, 오월 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대구, 부산서도 5·18기념식 열려
○… 대구와 부산에서도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제40주년 대구 5·18민주항쟁 기념행사위원회는 18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야외무대에서 ‘기억하라 오월정신! 꽃피어라 대동세상! 제40주년 5·18민중항쟁 대구지역 기념식’을 개최했다.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번 기념식은 대구시가 후원하고 대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참석한다. 기념식 현장은 ‘대구의 소리’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하며, 18일부터 29일까지 ‘40주년 5.18민주항쟁 거리 사진전’도 진행한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도 이날 오후 7시부터 부산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기억하라 오월정신! 꽃피어라 대동세상!’을 슬로건으로 5·18 민중항쟁 40주년 부산기념행사를 열었다.
사업회는 그동안 부산지역 12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5·18 민중항쟁 40주년 기념사업 부산추진위원회(5·18 부산추진위)를 구성해 행사를 준비해왔다.
5·18 부산추진위는 코로나19 예방과 지역사회 확산을 막으려고 이 행사를 부산청년미디어 ‘뭐라카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김제동 기념식 사회 출연료 기부
○…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제동 씨가 출연료 전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식 행사를 총괄한 탁현민 청와대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1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광주트라우마센터의 추천으로 김씨가 행사를 진행했다. 출연료는 그새 또 기부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출연료를 5·18 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날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지금 광장은 광주 시민들이 지켜낸 역사적 현장이다”며 “국민이 만들고 국민이 함께 지켜온 지난 40년의 역사를 기억하고 5·18 민주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 5·18 민주묘지 참배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대구에서 지역주의를 뚫고 20대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지난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 의원은 이날 광주지역 지인 2명과 함께 묘역을 찾았다.
김 의원은 “우린 5·18에 모두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광주가 앞으로 미래를 펼쳐가는데 정말 영령들 앞에서 도와줄 것을 약속하고, 광주가 더 비상할 수 있도록 다음 젊은이들이 할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민주화를 넘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민주화를 이뤄내야만 정말 영령들이 바라는 그런 세상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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