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도암 운월리 ‘구름달 허브시인
천태초교 아이들 방과 후 활동 지도…허브 키우며 창작 도와
아이들과 시집 ‘동시측간2’ 펴내…‘가족 글쓰기 학교’도 계획
“아이들이 직접 허브를 키우고, 그 허브로 차를 내려 마시는 순간을 행복해합니다. 이런 사소한 경험들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를 하고 있지요.”
화순군 도암면 운월리의 ‘구름달 허브시인 마을학교’. 10평 남짓한 공간에 따닥따닥 붙어 앉은 꼬마 시인들 사이로 마을학교 교사인 전동진(53)씨 모습이 보인다. “허브에서 무슨 냄새가 났지?”, “오늘 바람은 어땠니?” 전씨의 질문에 아이들은 한줄 한줄 시를 써 내려간다.
전남대연구소 학술교수로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전 박사가 ‘구름달 허브시인 마을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함께 허브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가 마을학교를 운영하게 된 건 천태초등 이현희 교장의 제안 때문이었다.
“시골학교들은 재학생 감소로 폐교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학생이 늘어나야 하겠지요. 당시 타지역 유학생 유치를 위해 나서달라는 이현희 교장선생님 부탁을 받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천태초등은 전씨는 물론 부친 그리고 전씨의 세 아들이 졸업한 학교다. 그는 모교의 폐교를 막기 위해 나서기로 했다. 고향집 작은 건물을 개조해 강의실을 만들고, 집 부근 텃밭은 아이들이 허브를 재배할 수 있도록 재정비했다. 천태초등에 다니는 아이들이 방과 후에 마을학교에 들러 시도 쓰고 텃밭도 가꿀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구름달 허브시인 마을학교’라는 이름은 마을(雲月) 이름과 허브를 따며 시를 짓는다는 내용을 합성한 것이다. 전 씨는 지난해 수업에 참여했던 아이들과 시집 ‘동시측간2’을 펴냈다.
마을학교에 참여 중인 학생들은 20명 가량. 천태초등 학생들 뿐만 아니라 광주에서도 전씨의 마을학교를 찾는 아이들이 있다. 올 1학기는 신청자가 많아 아쉽게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그러나 저도 생업이 있어 자주 학생들을 볼 수 없어 아쉬운 면이 있어요. 언젠가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가족글쓰기 마을학교’도 운영해보고 싶어요. ”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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