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 ‘보성녹돈버거’ CF 출연
구성진 전라도 사투리 더해진 ‘스르르 타령’ 인기
“처음 먹어 본 버거·광고촬영 평생 잊지 못할 추억”
“스르르 스르르 육즙이 스르르//스르르 스르르 녹돈이 스르르//열사 절사 녹네 녹아//먹고 잡네 먹고 잡네//스르르 스르르//육즙이 스르르.”
구성진 노랫소리에 전라도 사투리가 더해진 재미난 가사로 최근 온라인 상에 화제가 된 ‘스르르 타령’의 노랫말이다.
백발이 성성한 시골 어르신들이 등장해 보성 녹차밭을 배경으로 햄버거를 든 채 타령을 부르는 영상은 절로 웃음을 짓게 한다.
이 ‘스르르 타령’의 주인공은 보성군 회천면의 김형남(81) 할아버지. 김 할아버지는 맥도날드가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 2탄으로 출시한 보성녹돈버거 광고영상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온 동네에서 출세했다고 난리에요. 마을 뿐만 아니라 장에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었어요. 다 늙어서 아주 재미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우연한 기회에 큰 추억거리를 갖게 됐다. 어느 날 오전 밭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누군가 차를 잠깐 세웠다. 그러더니 대뜸 대본을 주고는 읽어보라며 한 뒤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는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 마을회관으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영상을 찍었는데 주인공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촬영팀 요구대로 타령을 부르고 연기를 했다. 평소 호탕하고 흥이 많다는 평을 들었던 터라 광고 촬영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스르르’가 조금 밋밋해서 구성지게 바꿔봤습니다. 더운 날씨에 똑같은 장면을 여러 차례 찍는 것이 힘들었지만 아내와 재미나게 찍었습니다.”
광고영상에는 할아버지의 아내 문강순(73) 할머니도 등장한다. 두 내외는 인생에 있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그렇게 만들었다. 광고영상이 TV와 온라인을 통해 퍼져 나가자 슬하의 오남매는 물론 친인척들이 연락을 해와, 전화기가 불이 날 정도다.
할아버지는 “이번 광고 촬영장에서 햄버거를 처음 먹어봤다”며 “평생 농사만 지어왔기에 이번 햄버거와 광고촬영은 잊을수 없는 기억이 됐다”며 웃었다.
지난 14일에는 ‘보성녹돈 버거 페스티벌’에도 초대받았다. 햄버거 회사 관계자들은 물론 시민들이 함께한 자리에서도 할아버지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았다.
“우리 보성을 위한 광고라고 귓띔이라도 해줬으면 더 열심히 찍었을텐데 아쉬워요. 보성 녹차와 녹돈으로 만든 음식이라고 하니, 제품이 잘 팔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제 출연료로 마을 주민들에게 밥 한끼 사는 일만 남았어요.”(웃음)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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