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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뇌사판정 4명, 10명에게 새생명 선물하고 떠나

by 광주일보 2022.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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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주워 동생 학비 대준 착한 형, 하늘에서 편히 쉬길”
“기증받으신 분들 이 세상에서 소금과 빛 역할 하셨으면”

지난 6월 장기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장영근(오른쪽)씨와 동생 주섭씨. <전남대학교병원 제공>

뇌사 판정을 받은 4명이 모두 10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전남대병원(병원장 안영근)은 뇌사판정을 받은 50대 2명과 60대 2명이 세상에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의 장기기증은 생명나눔을 통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소중하면서도 숙연한 감동을 준다.

고(故) 장영근(67)씨는 지난 6월 6일 광주시 남구 방림동 라인효친 아파트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 쓰러져 응급실에 입원했다. 그러나 장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뇌사 판정을 받았다. 장기기증을 통해 그의 신장은 이식이 필요한 환자 2명에게 전해졌다.

장씨는 평소 방림동과 봉선동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해왔다. 장씨는 가정을 꾸리지 않고 장애가 있는 친형네 가족과 함께 지냈다. 그는 폐지 줍는 일 외에도 방림동과 봉선동 일대 쓰레기를 수거하며 깨끗한 동네를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그가 병원에 입원해 보이지 않자 부쩍 그의 안부를 묻는 주민들이 많았다. 안타깝게도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장씨의 동생 주섭(64)씨는 “평생 공장에서 일하고 폐지를 주우며 동생의 학비까지 보태준 착한 형님이다”며 “신장을 기증받으신 분들도 이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증자 고(故) 김양신(58)씨는 지난 6월 13일 자택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돼 응급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뇌출혈 진단을 받은 후 뇌사상태에 이르렀다.

김씨의 가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에 동의했고 지난 6월 17일 3명의 환자들에게 간장과 신장이 기증됐다.

김씨의 동생 양민(57)씨는 “언젠가 형님이 명절에 장기기증과 관련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기증이 의미있겠다’라는 말씀을 한적이 있다”며 “그 말씀이 떠올라 장기기증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기증이 필요하신 분들은 매우 절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장기기증이 도움이 된다면 하늘나라로 떠나신 분들의 뜻을 조금이라도 이어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지난 5월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다 뇌사판정을 받은 엄모(여·55)씨는 지난 6월 2일 3명의 환자에게 간장과 신장을 기증했다. 또한 김모(60)씨도 지난 6월 10일 장기기증을 통해 2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수진나(이식혈관외과 교수) 소장은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가 연간 4만명이고, 대기 중에 사망하는 환자는 하루에 6명 가량”이라며 “장기기증은 누군가의 끝이 아닌 누군가의 생명을 잇는 생명나눔인만큼 이 문화가 더욱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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