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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청각장애인 김봉진 작가 “그림 그릴 때 나는 자유인…장애는 문제 안돼”

by 광주일보 2022.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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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특선 수상
광주문화재단 장애인예술인지원사업 레지던시 입주
“김봉진미술관 만들어 세계 농인화가들과 교류하고파”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특선을 수상한 김봉진 작가의 작업 장면. <광주문화재단 제공>

‘바보 산수화’로 유명한 운보 김기창(1914~2001)은 청각장애인이었다. 그는 생전에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고, 초인적인 인내와 열정으로 ‘바보 산수화’라는 독특한 화풍을 개척했다.

운보 김기창처럼 청각장애인이지만, 5번의 개인전을 열고 광주시 미술대전 대상(1994)을 수상한 화가가 있다. 바로 김봉진 작가(58). 장흥 출신 김봉진 작가가 최근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특선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은 1981년 30회로 막을 내린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 이어 1986년부터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하는 우리나라 미술계의 가장 큰 공모전이다. 김봉진 작가는 일반인 작가들과 당당히 경쟁해 특선 입상의 성과를 거뒀다. (김 작가와의 인터뷰는 수화통역사 실로암사람들 김용목 대표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청각장애를 딛고 입상한 그는 “평생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살 계획”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붙인 미술관을 만들어 전세계 농인화가들과 교류하고 싶다”고 밝혔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대를 잇고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매개로 장애인화가들과 소통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이번에 김 작가가 수상한 작품은 ‘옛: 정(古情)’. ‘ㄴ’자 삼각형 구도를 바탕으로 균형을 맞추고 명암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비록 가난했지만 어머니는 저희 4남매에게 다함없는 사랑을 주셨어요. 이번 수상이 어머니에게 큰 기쁨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장애가 있는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김 작가는 풍경과 정물도 많이 그린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풍경만한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장애로 인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닌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가 농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이유다.

“창작활동을 하는 데 있어 장애인으로서의 장벽은 없습니다. 다만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죠. 다행히 이번에 개인창작실을 지원받게 돼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김 작가는 광주문화재단의 장애예술인지원사업 레지던스 작가 1기 입주작가로 선정돼 작업 공간을 지원받았다. 이번 수상은 문화재단이 올 6월 장애예술인창작센터 ‘보둠’을 개소하고 국비 6억을 수주해 장애예술인 지원을 늘린 것과 맞물린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

전남농아학교를 졸업하고 세계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부인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와이프가 경제 활동을 전담하고 있어 항상 미안했다”고 한다. 다행히 창작활동비를 지원받아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김 작가는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다른 대회에서도 성과를 내고 싶다”며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고 자유인임을 느낀다”고 했다.

한편 김 작가의 작품은 오는 11월경 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장애인문화예술지원사업 레지던스 작가 개인전시를 통해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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