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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칼럼니스트6

[고규홍의 ‘나무 생각’] 겨울, 나무의 가시가 눈에 들어오는 계절 나무들이 모두 잎을 내려놓았다. 속살이 드러난 나무들이 생체 활동을 최소화하고 겨울잠에 들 채비를 마쳤다. 소리도 움직임도 눈에 드러나지 않을 만큼 고요하게 살아가는 나무들 사이로 적막이 감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나뭇가지와 줄기의 속살에서 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을 바라보게 되는 계절이다. 나무의 속살에는 나무가 이 땅에서 살아오기 위해 애썼던 안간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잎으로 무성하게 덮여 있을 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나무 줄기와 가지에 무성하게 돋아 있는 가시도 그 가운데 하나다. 줄기와 가시 등 식물의 몸체에 사나운 가시를 돋우며 살아가는 나무가 적지 않다. 가시는 나무가 살아남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 몸체의 일부를 변화시킨 결과다. 가시를 돋운 거개의 나무는 무엇보다 먹을거리로 유용한 나무이기.. 2020. 11. 29.
[고규홍의 ‘나무 생각’] 개발 이익의 희생물이 된 나무 여름의 꼬리를 물고 잇따라 태풍이 찾아든다. 두 개의 태풍이 동시에 한반도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모두 나무뿌리가 뽑힐 만큼의 위력을 가진 태풍이라고 한다. 그래도 너른 들에 서 있는 나무는 아무 대책을 세울 수 없다. 맞서 싸워 이겨 내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로 여겼던 괴산 삼송리 왕소나무를 무참히 쓰러뜨린 건 2012년의 태풍 볼라벤이었다. 제주 도민들의 한 맺힌 역사를 기억하고 서 있던 제주 성읍마을 팽나무를 무너앉힌 건 2011년의 태풍 무이파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동백나무로 꼽힌 여수 율림리 동백나무의 줄기를 부러뜨린 건 2005년의 태풍 나비였다. 자연의 흐름 앞에서 나무는 쓰러지고 죽을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나무의 운명이다. 그러나 ..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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