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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송시-석민재의 ‘빅풋’ (2019.10-예향) 빅풋 석 민 재 군함처럼 큰 발을 끌고 아버지가 낭떠러지까지 오두막집을 밀고 갔다가 밀고 왔다가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스텝을 맞추며 말기 암, 엄마를 재우고 있다 죽음을 데리고 놀고 있다 죽을까 말까 죽어 줄까 말까 엄마는 아빠를 놀리고 있다 아기처럼 엄마처럼 절벽 끝에서 놀고 있다 석민재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 파란刊, 2019. 가족이란 울타리는 어떤 무서운 공격도 막아주는 튼튼한 방공호이다. 가족을 더 넓은 단위로 확장하면 사회와 국가로 확장되고 가정의 그것처럼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를 가진다. 국가가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세월호에서 보여준 것처럼 국가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 「빅풋」은 거인의 발이다. 거인은 가부장적 권위를 가진.. 2020. 1. 30.
나의 애송시-허형만의 ‘녹을 닦으며’ (2019.9-예향) 녹을 닦으며 허 형 만 새로이 이사를 와서 형편없이 더럽게 슬어있는 흑갈색 대문의 녹을 닦으며 내 지나온 생애에는 얼마나 지독한 녹이 슬어 있을지 부끄럽고 죄스러운 손이 아린 줄 몰랐다. 나는, 대문의 녹을 닦으며 내 깊고 어두운 생명 저편을 보았다. 비늘처럼 총총히 돋혀있는 회한의 슬픈 역사 그것은 바다위에서 혼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빗방울 그리 살아온 마흔세 해 수많은 불면의 촉수가 노을 앞에서 바람 앞에서 철없이 울먹였던 뽀오얀 사랑까지 바로 내 영혼 깊숙이 칙칙하게 녹이 되어 슬어 있음을 보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온몸으로 온몸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허형만 『供草』, 문학세계사, 1988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수록된 허형만 시인의 시 「녹을 닦으며」이다. 이 시는 새로이 이사를 간 집의 철제 대문의 .. 2020. 1. 30.
사라져가는 동네 추억을 기억하는 법 쥬스컴퍼니 두번째 양림기억창고 31일~2월 9일 ‘안녕, 은성유치원전’ 졸업생 대상 공모 사진 등도 전시 5월부터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우리 동네 역사를 기억하는 법.’ 재개발 등으로 오래된 공간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사라져 가는 요즘, 생생한 당시의 삶을 기억하고 아카이빙하는 일은 꼭 필요한 작업이다. 지난 2017년 진행된 ‘양림기억창고’ 프로젝트는 마을과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을 오롯이 보여준 아카이브 전시였다. ‘언제나 꽃처럼 피어있는 나의 고향’을 주제로 열린 전시에는 주민들의 기억 속에 새겨진 양림동의 따뜻한 시선이 담겼다. 터줏대감인 65년된 쌀집 주인 등 동네사람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와 함께 양림동의 오래된 공간들이 주민들의 손에 의해 기록됐다. ㈜쥬스컴퍼니(대표.. 2020. 1. 30.
설 선물 교환·환불, 교환권·영수증 가져오면 해드려요 일주일에서 한달까지 가능 해당 매장에 미리 전화 문의 친지 등과 주고 받은 설 선물을 어쩔 수 없이 바꾸거나 환불받아야 한다면? 마트·백화점 등 주요 대형 유통매장 관계자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설 선물 교환·환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29일 광주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설 선물세트의 경우 신선·냉동 식품은 일주일, 그 외 상품은 1개월까지 교환·환불을 할 수 있다. 단 훼손되거나 변질되지 않은 ‘정상 상품’이어야 한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되도록 ‘선물 상품 교환권’을 챙길 것을 권했다. 설 선물의 경우 받는 사람이 영수증을 챙기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선물 교환권을 지참해 구매날로부터 7일 안에 매장을 방문하면 해당 상품 금액과 동일하거나 그 금액 이상의 상품으로만 교환할 수 있다. 신선식품은 제.. 202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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