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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김춘호 변호사 “이주노동자 도우니 뿌듯…변호사 전업하길 잘했죠”

by 광주일보 202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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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이주노동자 법률대리 담당
광주민중의 집 등서 상담비·착수금 없이 750명에 도움의 손길
행정직 공무원 접고 로스쿨 진학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게 중요”

김춘호 변호사가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 . <김춘호 변호사 제공>

매주 주말이 되면 광주시 광산구 광주민중의집과 캄보디아 통역 지원센터는 다양한 국적의 이주노동자들로 가득하다. 그들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상담을 해주는 김춘호(41)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서다.

“임금체불이나 퇴직금 미정산, 산업재해 등 악덕 사장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주로 찾아오시는 분들은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와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들입니다. 주말에는 사무실에서 상담을 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필요하면 사업장을 찾아 직접 사업주를 만나기도 합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16년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변호사지만 법원보다는 노동청이나 시민단체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다. 그가 이주노동자들을 돕기 시작한 건 막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지난 2017년. 이주노동자와 불법체류자가 받는 부당한 처우에 대한 문제의식을 줄곧 갖고 있었지만, 선뜻 도우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시민단체에서 변호사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고 방문했다 지금에 이르렀다. 그가 5년 간 도운 이주노동자는 750여 명. 매해 150명 가까운 이주노동자들이 그의 상담을 통해 억울함을 푼 셈이다.

그가 처음부터 법조인의 길을 걸었던 건 아니다. 전남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김 변호사는 전북도청에서 일반 행정직 공무원으로 3년 간 일했었다.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깊이 있게 법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내고 로스쿨에 진학했습니다. 변호사의 넓은 활동범위와 자유로운 근무 형태도 변호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죠.”

무뚝뚝할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그는 따뜻한 시선으로 이주노동자들을 바라본다. 그들이 억울함에 이런저런 불필요한 얘기를 늘어놓아도 끝까지 경청한다.

그는 다른 변호사들처럼 상담비나 착수비를 받지 않는다. 사건이 해결되면 소정의 금액을 받는 것으로 만족한다. 아주 형편이 어려운 이주노동자는 이마저도 받지 않는다.

“2018년 경 공장에서 일하던 중 손가락 3개를 잃은 미등록(불법체류자) 인도네시아 국적 이주노동자를 도운 적이 있습니다. 미등록이라 산업재해 신청도 어렵고 회사에서도 퇴직금을 주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괴롭히던 경우였는데, 여러 단체들과 연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백방으로 뛰며 결국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며 ‘카페를 열테니 꼭 놀러오라’고 하더군요. 그 얘길 듣고 이 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보수가 많지 않지만 밥을 못 먹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보다 자유롭게 제가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요.(웃음)”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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