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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예향

[남도 오디세이 美路-광양] 300m 와인동굴·낭만 야경투어…낮도 밤도 끝없는 매력

by 광주일보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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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와인동굴 -미디어아트 만나 더 깊어지는 와인 향
망덕포구-윤동주 시 지켜낸 별빛 같은 우정을 만나다
해오름 육교·구봉산 전망대·이순신 대교 ‘야경 명소’

폐선된 기차 터널을 와인과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광양 와인동굴’ 내부.

전남 도립미술관과 예술창고, 망덕포구 배알도 섬정원, 와인동굴, 해오름 육교·무지개 다리 야경, 사라실 라벤터 향기… 광양의 매력은 끝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이때 ‘여행하는 인간’ 여행자의 발길은 ‘낮과 밤이 빛나는’ 광양으로 향한다.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배알도 수변정원’

◇와인과 미디어아트의 만남… 광양 와인동굴=“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

인간과 와인의 관계는 떼어 놓을 수 없는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광양읍 용강리에 자리한 ‘광양 와인동굴’은 와인을 테마로 한 색다른 관광명소이다. (주)나르샤관광개발이 민간 투자해 폐선된 철도 터널을 와인과 예술이 어우러진 이색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지난 2017년 7월에 문을 열었다. 본래 제철원료인 철광석과 완제품을 운반하는 기차가 오가던 터널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서늘한 기운에 놀란다. 나날이 무더워지고 있는 요즘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아도 17~18도를 항상 유지한다. 와인을 저장하기에 적합한 온도이기도 하다.

길이 300m의 와인동굴은 총 10개 구간으로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터널 입구 바닥은 포도를 주제로 한 트릭아트로 꾸며져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전세계 와인을 체험하고 맛볼 수 있는 와인 판매대와 특산품 판매대, 카페테리아가 자리하고 있고, 터널 벽면에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진다. ‘장동건이 가장 즐겨 마시는 와인’과 공유 와인‘, ‘악마의 컬렉션’, ‘배트 걸’ ,‘칸 영화제 전도연·소피 마르소’, ‘버락 오바마·레이디 가가 와인’ 등 유명인들이 선호하는 특정 와인이나 드라마에서 등장한 와인들이 이채롭다. ‘한잔 메뉴’로 판매하는 네 종류 와인을 음미할 수도 있다.

‘광양 와인동굴’은 최근 리뉴얼 작업을 통해 미디어아트 작품 ‘사유의 정원’과 ‘빛의 판타지아’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박상화의 ‘사유의 정원’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산수풍경을 소재로 삼아 만든 작품이다. 겹겹이 설치한 반투명 스크린이 영상이 투영되는데 양쪽 벽면이 거울로 돼 있어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 벚꽃잎이 흩날리고, 연초록빛깔 이파리가 하늘 거리며 하얀 눈송이가 쏟아진다. 같은 작가 작품인 ‘빛의 판타지아’는 붉고 푸른 LED 조형물과 와인 조명, 거울을 활용해 구성했다. 마치 청사초롱을 연상시킨다.

더욱 터널 안쪽으로 들어가면 가상현실을 활용한 VR 체험관과 와인·라벤더 족욕(足浴)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마지막 전시실에서는 포도수확→압착→ 1차 발효→ 2차 발효·숙성→ 병입→ 상품출시 순으로 이뤄지는 레드와인 제조과정을 도식해 놓았다.

‘광양 와인동굴’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드는 매혹적인 공간이다. 운영자는 앞으로 광양 특산물인 매실을 이용한 ‘매실와인’을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이곳이 단순히 와인을 즐기는 공간만이 아니라 오감을 만족시키는 테마공간이면서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윤동주 시인의 유고가 보존됐던 정병욱 가옥’

◇550리 섬진강과 바다 만나는 망덕포구=섬진강은 전북 진안군 백운면 팔공산 자락에 있는 데미샘에서 발원한다. 3개도 10개 시·군을 걸쳐 흐르던 강물은 마침내 망덕포구에서 바다에 닿는다. 유장한 강줄기 길이는 218.6㎞, 리(里)로 환산하면 556.6리에 달하는데 통상 ‘550리 섬진강’이라고 말한다.

.윤동주 시인의 유고(遺稿)가 보존됐던 ‘정병욱 가옥’(등록문화재 제341호)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평범한 주택이지만 시인의 유고를 온전하게 보존한 공간이라는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나종년 문화관광해설사는 윤동주(1917~1945) 시인과 정병욱(1922~1982) 전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올해가 윤동주 시인의 육필원고를 보관해 세상에 알린 정병욱 교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연희전문 후배인 정 교수는 ‘내가 평생 해낸 일 가운데 가장 보람 있고 자랑스런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동주의 시를 간직했다가 세상에 알려줄 수 있게 한 일이라고 대답할 것이다’고 했고,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에서 따와서 백영(白影)을 자신의 호로 삼기까지 했습니다.”

리모델링을 통해 산뜻하게 단장된 ‘정병욱 가옥’ 내부에 들어서면 그의 모친이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비단보자기에 곱게 싸 감춰두었던 마루 밑 항아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병욱은 1944년 1월 일제에 의해 학병으로 끌려가게 되자 어머니에게 “동주나 내가 다 죽고 돌아오지 않더라도 조국이 독립되거든 이것을 연희전문학교로 보내어 세상에 알리도록 해 달라”면서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맡긴다. 해방되고 나서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그는 1948년 1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원고와 시인이 도쿄에서 서울의 한 글벗에게 편지와 함께 보낸 시, 시인의 누이동생이 용정에서 38선을 넘어 가지고 온 시 등 31편의 시로 유고 시집을 펴냈다.

망덕포구 앞에는 배알도가 자리하고 있다. 포구와 섬은 두 개의 해상 도보교로 연결돼 있다. ‘별헤는 다리’와 ‘해맞이 다리’이다. ‘별헤는 다리’는 길이 275m·폭 3m 규모로 국내 최초로 곡선 램프를 도입했다. 경관 조망성을 높이면서 다리 아래로 선박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배알도라는 지명은 뱀이 많은 ‘뱀섬’ 또는 망덕산을 향해 절하는 형국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섬 정상에는 해운정(海雲亭)이 자리하고 있다. 1940년 건립됐으나 1959년 태풍 ‘사라호’때 붕괴돼 2015년에 광양시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복원했다. 정자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섬진강과 포구 풍광은 눈을 시원하게 한다. 나무데크를 따라 싸목싸목 걷다보면 쪽빛 바다와 강바람이 마음마저 편안하게 만든다.

야경명소로 인기를 끄는 ‘해오름 육교’

◇밤에 더 아름다운 해오름 육교 등 ‘낭만 야경투어’=해오름 육교와 무지개 다리, 서천·마동 음악분수, 이순신 대교, 구봉산 전망대, 해달별천문대, 느랭이골 자연휴양림….

광양에는 ‘야경 투어’를 할 수 있는 명소가 많다. LED 조명 등 이채로운 경관조명으로 꾸며 놓아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날이 저물면 야경 명소는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한 시민은 ‘해오름 육교’ 야경을 꼭 가보라며 추천했다.

해오름 육교 디자인은 광양의 떠오르는 태양과 파도의 물결을 형상화했다. 육교 길이는 155.2m. 육교 중간에 있는 2층 높이 쉼터는 달빛을 즐기는 야경명소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해오름 육교와 무지개 다리(중마 금호해상보도)는 옛 삼화섬(수변공원)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해오름 육교와 무지개 다리는 단절된 금호동과 중마동을 해상과 육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광양시는 지난 2019년 ‘시(市) 승격 30주년’을 맞아 ‘광양관광 도약 원년’ 선포식을 갖고 해오름 육교를 준공했다.

구봉산 전망대 야경은 한국관광공사 ‘야간경관 100선’에 선정됐다. 이순신대교와 광양제철 야경, 광양항 항만 등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다. 메탈아트 봉수대는 매화를 형상화한 것이다. 광양과 여수를 잇는 총연장 2260m 길이의 이순신 대교 또한 공학적 미학을 만끽할 수 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하면서 여행에 대한 욕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여행자들은 3년여 동안 혹독한 겨울을 나듯 ‘집콕’을 하며 방안에 꽁꽁 묶여있다시피 했다. 여전히 ‘코로나 19’ 오미크론 변이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의 본성을 버릴 수는 없다. 광양에서 새로운 여행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광양=김대수 기자 kds@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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