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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시인인 임원식 광주예총 회장 18번째 시집 ‘해남연가’ 펴내

by 광주일보 202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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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에서 솟아오른 모국어의 향연
자연·역사·문화·인물 등 담아
17일 라페스타서 출판기념회

임원식 시인.

두륜산, 명량해협, 공룡마을, 녹우당, 윤선도, 석천사….

모두 해남을 대표하는 문화유적지자 유서 깊은 역사가 깃든 공간이다. 땅끝 해남은 자연, 역사, 문화, 인물 등 어느 한 부분이 빠진 곳이 없을 만큼 남도의 대표 고장 가운데 하나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낳고 길러준 고향은 소중하다. 다른 고장과 비교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그러므로 수구초심은 인생 만년에 도달하면 누구나 갖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광주예총 회장인 우전 임원식 시인이 고향 해남을 소재로 한 시집 ‘해남연가’(시인생각)를 펴냈다.

시집으로만 열여덟 번째인 이번 작품집에서 시인은 해남을 모티브로 다양한 소재를 정감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 모두 80여 편의 작품은 단순히 고향으로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인식의 영역을 넘어 남도, 한국적인 정서와 이미지로 확대된다.

이근배 시인(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의 표현, 즉 “가장 고향적인 것이 한국적인 것이요, 더 나아가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시인은 오늘의 고향 상실 시대에 정신적 공간으로서, 창작의 공간으로서의 고향을 폭넒게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내 고향은/ 해남이다// 누군들 제 고향 이름이/ 아름답지 않으랴만/ 해남아,/ 어릴 때 동무 이름처럼/ 부르면// 어어이 어어이/ 바다가 저만치서/ 달려오고// 나는 알몸이 되어/ 풍덩/ 바다에 빠진다// 꿈속에서도/ 해남은/ 어머니의/ 품속이 된다”

위 시 ‘해남’은 고향으로 대변되는 시인의 시적 지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자는 ‘해남’을 마치 어릴 때 벗을 대하듯 한다. 고향을 부르면 바다가 저만치 달려오고 화자는 스스럼없이 그 속으로 풍덩 뛰어든다. 고향은 어머니의 품이며 어머니의 바다이며 그리고 그 모든 것은 해남으로 수렴된다.

이근배 시인은 이를 ‘나를 찾는 시간 여행’이라고 규정한다. 원초적인 본래의 자아로 돌아가고자 하는 여정이다. “돌아가리라. 나를 낳고 기른 어머니의 땅 해남으로, 서녘 하늘 해가 지기 전에 바쁜 걸음으로 돌아가 나를 기다리는 산과 들, 바다와 어린 날을 다시 맞으리라”는 말은 이번 시집을 가장 적확하게 아우르는 표현인 셈이다.

시를 읽다 보면 군데군데서 텃밭의 흙냄새는 물론 들길에 핀 이름 모를 꽃향기, 보리피리를 불던 모습 등이 환기된다. 남도 특유의 가락과 수수하면서도 서정적인 언어,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담담한 어조는 고향의 정서와 어울려 잔잔한 울림을 준다. 또한 시 ‘단풍 앞에서’를 소재로 그린 황영성 화백의 표지화는 ‘보는 맛’을 선사한다.

시인은 그동안 공직을 거쳐 언론인 그리고 기업인, 예술인으로 바쁘게 살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문학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꾸준히 창작활동을 펼쳐 30여 권이 넘는 저서를 펴낸 바 있다.

한편 시집 발간 출판기념회가 오는 17일 오후 3시 서구 라페스타 2층 연회장에서 열린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부인 박복례 여사의 수필집 ‘계수나무 아래서’(수필과비평사) 출간도 겸해 열리며 광주예총, 임방울국악진흥회, 한림문학재단, 영호남광주문인협회가 후원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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