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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더 많은 제자들에게 장학금 주려 오늘도 뜁니다”

by 광주일보 2022.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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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면서 장학금 기부…석산고 교사들이 만든 ‘모지’(모아서 지구 한 바퀴)
1㎞ 마다 100원씩 적립…3년째 학기당 3명에 50만원씩 전달
누적 2만4000㎞…“4만㎞ 달성하고 마라톤 성지 그리스 갈 것”

광주석산고 교사들이 모여 만든 달리기 모임 ‘모지(모아서 지구 한 바퀴)’ 회원들. <최광상씨 제공>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로 장학금까지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달리기로 얻은 긍정 에너지를 학생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습니다.”

교사들이 퇴근 후 달린 거리만큼 돈이 쌓여간다. 이 돈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

‘모지’는 최광상(48·회장) 광주석산고 교사와 동료 교사 14명으로 이루어진 달리기 모임이다. ‘모아서 지구 한 바퀴’라는 의미의 모지는 선생님들이 1㎞를 달릴 때마다 100원씩 장학금을 적립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시작해 벌써 3년 째. 학기당 3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5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 2019년 12월 선생님 몇 분이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해보자고 제안해 모지를 결성했습니다. 마침 마라톤 대회가 있었고 각자 수준에 맞는 코스를 달렸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달리기에 그치지 말고 학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 무얼까 고민하다 달린 만큼 장학금을 적립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모지는 5명에서 시작해 지금 15명까지 회원이 늘었다. 모지의 취지에 공감해 가입한 교사가 늘어 현재는 석산고 교사 3분의 1 정도가 회원이다. 모지의 취지가 좋다며 20대 교사부터 50대 후반의 선배 교사까지, 남녀 불문하고 모지에 가입했다.

“회원들은 각각 여건에 맞게 횟수와 거리를 설정해 달립니다. 각자 달린 거리를 모바일을 통해 인증하고 장학금을 적립하는 구조죠. 일주일에 최소 8㎞ 씩 달립니다.”

최광상 모지 회장은 그 누구보다 많이 뛴다. 한달 평균 120㎞, 많게는 200㎞ 가까이 달린 적도 있다.

“제가 만들었고, 회장이니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죠. 처음엔 3㎞ 뛰는 것도 벅찼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 숨도 안 차고 뛸 만하더라고요. 많은 선생님이 열심히 달려주시니 1년에 150~200만 원 정도의 장학금이 모입니다.”

장학금은 회의를 열어 각 학년별로 한 명 씩 선발한다. 어려운 환경에도 학업 욕구가 높은 학생들에게 지급된다.

최 회장은 교사들의 달리기는 학교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리면서 땀을 흘리면 몸에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의학적으로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하더라고요. 새벽 달리기를 마치고 수업에 들어가면 아이들을 대하는 저의 태도 또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모지는 또 다른 목표도 가지고 있다. 모아서 지구 한 바퀴라는 뜻을 담고 있듯 지구 한 바퀴 둘레를 뛰고 나면 마라톤 성지인 그리스를 찾을 계획이다.

“회원들이 누적 거리 4만㎞를 달성하면 그리스에서 달려보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 2만 4000㎞ 정도 달렸으니 2년 후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도 누그러지고 했으니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아직 풀코스(42.195㎞)를 뛸 실력은 아니지만, 언젠간 풀코스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라며 “더 많이, 더 자주 뛰어 많은 장학금을 다양한 학생들에게 나눠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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