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투입 ‘막무가내’ 철거 작업 확인”
철거 권고에도 현장 통제 이뤄지지 않아
“이게 구조입니까. 철거입니까?”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피해자 가족들이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현대산업개발 측의 매몰자 수습작업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30일 오후 ‘아이파크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현대산업개발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소중히 다뤄 구조한다고 해놓고 막상 철거 용역을 집어넣어서 막무가내로 철거하듯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중수본은 24층 천장 슬래브 균열이 확대됐다는 국토안전관리원의 판단에 따라 수습·구조 작업이 중단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구조 작업 중단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현장에 상주 중인 국토부 관계자를 만났으나, “직접 올라가 눈을 보라”는 말에 격분해 현장으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가족협의회는 “일부 피해자 가족들이 27층으로 올라갔는데, 위를 보니까 29층에서 불이 번쩍번쩍하고 사람들이 막 일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29층으로 올라가보니까 12명 정도의 외국인으로 보이는 일용직 인부들이 거의 철거하듯이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는 실종자 구조작업이 소방의 주도 하에 이뤄지는 줄 알았지만, 현산이 고용한 철거 하청 업체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면서 격분했다.
가족협의회는 “당시 현장에 그 어떤 관리자도 소방 측 관계자도 없었다. 현장은 철거 용역에게 맡겨져 있었다”며 “가족들은 구조작업에 대한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이미 실종자를 찾아놓고 나중에 찾았다고 하려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는 또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중수본이 수습·구조작업을 중단했음에도 건물 29층에서는 철거작업이, 24층에서 잭서포트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며 사고 현장이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는 아울러 가족들이 건물 내부를 들어가려 할 때도 통제하는 현장관계자가 없었다며 이 곳이 재난 현장인지 아닌 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건물 내부에서 5시간여 머무르다 29일 밤 11시께 “최선의 대책을 내일(30일)중 마련하겠다”는 이용섭 광주시장이 약속을 하자 현장에서 철수했다.
한편 중수본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119구조견과 구조대원을 투입해 탐색·구조를 재개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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