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서울~제주 고속철도 필요성 언급
김영록 전남지사, 대선공약 요청
전남과 제주를 잇는 해저터널 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최근 서울~제주 간 고속철도 건설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전남도가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대선공약 반영을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주의 반대로 한동안 논의조차 할 수 없었던 제주해저터널 사업이 대선을 계기로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6일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비대면 기자회견<사진>을 하고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을 제20대 대선 공약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는 건의문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서울-제주 고속철도는 국토 서남권이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출발점이자 글로벌 교류거점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며 “미래 초고속시대 전국을 하나로 연결하는 고속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 충청과 호남을 잇는 강호축, 대구경북에서 전남광주를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 목포에서 부산을 연결하는 경전선 철도 등과 함께 촘촘한 철도망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철도 축을 형성해 경부축에 집중된 수송량을 분산하고 국민의 생활권이 확장되는 한반도 반나절 생활권 실현도 장점으로 꼽았다. 김 지사는 “기상이변으로 공항과 항만 이용이 어려울 때도 안정적인 여객 수송이 가능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로 세계적인 관광랜드마크로서 세계인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제주 간 고속철도사업이 국가 균형발전과 초광역 협력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란 점도 내세웠다. 김 지사는 “고속철도를 기반으로 남해안과 제주를 연계하는 신경제권을 조성한다면 수도권 중부권에 대응하는 새로운 균형발전의 축이 될 것이다”며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유로터널처럼 호남권과 제주 간 인적 물적 교류가 확대되고 물류비 절감으로 초광역적 상생발전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탄소중립 모델이 될 것이란 전망도 제시했다. 김 지사는 “승객 1명이 1km 이동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기차는 14g에 불과하지만, 항공기는 285g에 달한다”며 “항공 분야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남과 제주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구상은 지난 2007년 본격화됐다. 전남도는 폭설·강풍 등으로 마비 사태가 반복되는 제주공항의 보완책이자 대안으로 고속철도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낙연 전 총리도 전남지사 재임 시절 추진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 논란 등으로 반대 입장을 강하게 유지하면서 후속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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