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시민사회·문화계 “불통·엉터리 인사” 비판
ACC 정상화 적신호…지역 정치권 임명철회 촉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문화전당재단) 신임 경영진 인사를 둘러싼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문화전당재단이 아시아문화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토대로 콘텐츠를 보급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번 초대 이사장과 초대 사장 인사는 문화전당재단의 위상 및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통과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특법 개정안)은 그동안 이원화돼 있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ACC)과 아시아문화원을 국가기관인 문화전당으로 통합하고 문화전당재단을 설립해 콘텐츠 유통, 문화관광상품 개발, 편의시설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시 아특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이 법인으로 통합돼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광주를 문화중심도시로 견인하기 위한 조성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해, 지역사회를 비롯한 정치권이 법안 통과를 강력히 요구했었다.
이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새롭게 설립·출범하게 된 문화전당재단은 지역사회의 기대와 염원이 담긴 기관으로, ACC 활성화를 비롯해 문화서비스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하지만 이처럼 지난한 과정을 통해 닻을 올렸지만 문화전당재단은 신임 경영진 선임부터 광주시와 시민사회·문화계로부터 “불통 인사” “언터리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ACC 정상화는 물론 향후 역할에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광주 동남을)은 19일 통화에서 “문화전당이 추구하는 가치 그리고 그동안의 지난한 통합 과정이 떠올라 착잡했다”며 “이번 경영진 인사 발표를 보고 어이가 없어 억장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의원은 “지난 18일 문체부 차관이 찾아와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광주시민 이목도 있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니 대안을 제시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도 비전문가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논평을 발표하는 등 파문이 연일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19일 논평을 내고 초대 아시아문화전당 재단 이사장·사장 임명 철회를 주장했다.
시당은 “문화·예술은 그야말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라면서 “그런데 비전문가에게 재단을 운영하라고 하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사를 내정해야 한다”며 “전당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문화·예술의 발전을 고려해 잘못된 인사 내정을 철회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정상화 시민연대를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문화단체도 20일 오후 2시 광주시동구 전일빌딩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들은 이사장과 사장의 임명이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 결정됐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한편, 문체부는 지난 17일 문화전당재단 이사장에 최영준 전 광주문화방송 사장을, 사장에 김선옥 (사)문화예술협회 이사장을 선임했다. 문체부 산하 조성사업 추진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문화전당재단을 이끌 다양한 역량을 감안해 지역예술단체, 광주시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복수 후보자를 올려 장관이 임명을 했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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