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피말린 기다림···“밤 되면 수색 어떡하나” 발동동
영하 강추위 속에 간절한 기도···“하루 지나도 별 조치 없어” 분노도
“이렇게 추운데 빨리 구조부터 해야지, 하루 종일 기다리기만 하라니, 생존해 있어도 얼어 죽겠어요. 제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물 외벽 등이 붕괴된 사고로, 건물 내부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6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그 가족들의 불안과 고통이 커지고 있다.
작업자 가족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1일부터 현장 부근을 떠나지 않고 남편, 아버지 그리고 동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안전 등의 문제로 사고 발생 후 제대로 된 인명 수색작업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사고 대책본부의 미흡함 탓에 실종자 가족들은 분노하고 있다.
실리콘 작업을 했던 것으로 파악된 50대 후반 실종자의 조카는 “희망만 품고 있다. 지난 밤 구조한다더니, 결국 수색이 중단돼 허탈했다”며 “하루가 지났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다”고 분노했다.
일부 가족들은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12일 걱정스러운 듯 사고 현장 부근에 설치된 천막과 사고현장 일대를 오갔다.
한 작업자의 부인은 “안전하다면서 왜 못들어가게 하느냐”며 “곧 또다시 밤이 올텐데 그럼 수색을 하지 않을 테고 어떡하라는 거냐”고 말했다.
가족들은 현장을 방문한 이승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가족들이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강요하고 떼쓰는게 아니다. 정확한 설명만 해달라”고 울먹였다.
한 가족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지 않냐”며 “밤에 영하 6도~7도로 추웠는데…”라며 울분에 찬 듯 고개를 푹 숙이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사고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작업자 6명은 50대에서 70대 초반의 남성들로 광주지역 거주자 4명이며, 2명은 타 지역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붕괴된 201동 내부에서 실리콘 작업(3명), 소방설비 업무(2명), 배관 업무(1명)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시는 12일 오전 11시께 수색견 6마리와 인력 등을 투입, 붕괴된 건물 지하부터 지상 18층까지 수색을 마쳤으나 오후 6시 현재 실종자들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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