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기여하는 방법 배운 시즌
결혼 앞두고 책임감도 커져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외야는 변화무쌍한 자리였다. 우익수 최원준이 단일 시즌 최다 수비 이닝을 장식했지만 중견수를 중심으로 많은 선수가 외야를 오갔다.
이우성도 그중 한 명이었다. 65경기에 나온 이우성은 200타석에 들어서 0.200의 타율에 그쳤다. 기대했던 한방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우성은 밝은 표정으로 시즌을 종료했고, 마무리캠프에서도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하면서 ‘MVP’ 소리도 들었다.
수비가 이우성을 바꿨다.
타격을 기대하고 영입했던 선수인 만큼 아이러니한 결과지만 올 시즌 이우성은 수비에서 눈길을 끌었다. 10월에는 꾸준하게 그라운드에 오르면서 안정감을 보여줬다. ‘생각의 전환’이 만든 결과다.
이우성은 “제가 못해서 기회를 많이 못 받았는데 코치님들이 팀을 위해서는 방망이가 아닌 수비도 있다고 하셨다.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해주셨다”며 “방망이 성적은 안 좋았지만 그렇다고 처져 있는 게 아니라 팀에 도움이 되자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자신감도 생겼다. 수비, 야구장 나갔을 때 생각이 감사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1점 차면 긴장도 많이 하고 ‘공이 나한테 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도 했는데 여유가 생겼다”며 “코치님들, 친구·후배들, 투수들이 고맙다고 덕담해주자 자신감이 생겼다. 좋은 수비를 하다 보니 자세가 더 낮아지고 스타트도 한발 빠르게 하고 과감하게 수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비 발전에서 그칠 게 아니라 타격에서도 기대했던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우성은 타격 발전을 위한 첫 단계로 마음을 바꿨다. 시즌 초반과 달랐던 타격, 기술이 아닌 마음을 바꾸면서 한층 매서워졌다.
이우성은 “타격적으로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많은 생각을 했는데 답을 찾지 못해 불안했다. 2군에서는 손이 찢어질 정도로 타격 연습을 하기도 했다”며 “불안해서 훈련을 많이 하기도 했는데 불안해도 목표 개수 채우면 ‘들어가서 쉬자,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마음 먹었다. 코치님들과 티타임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그날 결과가 안 좋아도 다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잘 맞은 타구도 나오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감사함’이라는 또 다른 마음도 있었다. 이우성은 이번 겨울 오랜 시간의 연애를 끝내고 결혼식을 올린다.
이우성은 “그동안은 내 스스로 납득이 안 돼서 화가 많이 났었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는 한 경기 한 경기 나가는 게 너무 감사했다. 혼자가 아닌 둘이니까 더 간절하게 되고, 생각도 깊어지게 됐다. 와이프 될 사람에게 감사하고 더 잘하고 싶다”고 웃었다.
감사한 마음과 자신감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그는 화끈한 팬서비스로도 최근 큰 박수를 받았다.
이우성은 랜선 팬미팅 행사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영희로 분장을 한 채, 재치있는 진행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왕 하는 것 재미있게 하고 싶었다. 이런 것 할 때 스트레스받는 것도 없고, 팬들이 재미있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4년 1군에서 244경기를 소화하면서 경험도 더해진 이우성. 마무리까지 좋았기 때문에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도 가볍다.
이우성은 “1군에서 경기 뛴 게 이제 4년 된다. 덕아웃에 앉아 있기도 하고 대타로도 나가고 대수비로도 나가보고, 이제 적응은 끝났다. 감사하게도 시즌 후반에 계속 꾸준하게 나가면서 타석도 더 많이 들어서고, 장타도 나왔다. 감사한 마음으로 더 잘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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