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단체들, 전씨 빈소 앞 시위…“기회 저버리면 부정축재 환수특별법 요구할 것”
5·18민주화운동 관련 서울지역 9개 시민사회단체가 전두환씨 유족의 공개사과와 불의한 재산을 피해자 및 국가에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서울지부, 5·18민주화운동구속부상자회 서울지부, 안병하추모사업회, 삼청교육대 전국피해자연합회 등은 25일 오전 전씨의 빈소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씨의 유족들은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무릎꿇고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하라”면서 “40년간 차명으로 숨겨온 불의한 재산을 환원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특히 전씨의 유족들이 사죄와 재산 환원의 마지막 기회를 저버린다면 곧바로 ‘전두환 등 신군부 부정축재 환수특별법’제정을 국회에 요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아직도 전두환 추종자 무리들은 1997년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도 일말의 공식적 사과발언도 없다. 오히려 그들은 또 다른 수구세력을 부추겨 지난 41년간 5·18과 5공 피해자들에 대한 왜곡폄훼세력의 뒷배로 작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아들을 보내서 몇 차례 5·18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한 노태우와 달리, 5·18을 포함한 5공 피해당사자인 우리는 지난 41년간 그 어디에서도 전두환에게 사과 비슷한 것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우리가 받은 적이 없는 사과를 언제 어떻게 했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는 전씨 사망일인 지난 23일 최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씨가 생전 여러차례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한 점을 반박한 것이다.
이들은 “전두환의 유족은 지금이라도 (노태우씨 아들인) 노재헌에게 배워 5공 피해자들과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며 “신군부 잔당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5공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 “허화평, 허삼수, 장세동, 이희성, 정호용 등 신군부의 실세들은 하나같이 대저택 또는 호화 아파트에서 수십년간 부와 권력을 누려온 것을 새삼 확인했다”면서 “전두환 일가는 저마다 막대한 부를 쌓았고, 국민들을 속이며 역사의 정의를 비웃어왔다. 특히 그들의 숨겨진 재산은 5·18을 왜곡선전하는 자들의 만행에 지속적으로 자금원이 되어 왔다”며 부정축재 환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단체들은 유족 측에 성명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단체들은 회견에 앞서 연세대 정문 앞에 집결해 장례식장까지 행진했다. 회견 말미에는 5·18 추모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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