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화콘텐츠 산업 이끄는 애니·게임 CEO 3인
더블유바바 이홍주 “풍부한 DB 결합하면 큰 효과”
캠프파이어 나용근 “국내외 67억원 투자 성장가도”
지니소프트 김도현 “실감게임으로 K-좀비 흥행 잇길”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명연설 가운데 하나로 회자되는 2003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보고회 연설’에서 그는 “예술적 창작력을 지닌 나라와 도시가 승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형성되고 문화적 활동이 활발해지면 기업들이 광주로 올 것”이라며 “한국 기업 경쟁력은 우수한 인력과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투자진흥지구 조성이 지난 2010년 시작된 이후 10년 반환점을 맞았다.
‘문화콘텐츠 불모지’로 여겨졌던 광주는 지난 2019년 기준 사업체 1000개를 넘겼고, 연 1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해외 전역에서 ‘팬덤’을 만들고 있는 광주지역 유망 콘텐츠 창업기업 3개사를 들여다봤다.
이홍주(43) 대표가 이끄는 스튜디오 더블유바바㈜는 지난 9월 창사 10주년을 맞았다.
대표작으로는 3D애니메이션 시노스톤과 매직어드벤쳐, 헬로카봇 등이 있다. 지난 2019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CG활용프로젝트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만들어진 ‘B패밀리’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제작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며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다.
더블유바바는 7년 전 광주에 둥지를 튼 뒤 지역에서 18명을 고용하며 ‘진짜 광주 기업’으로 거듭났다. 더블유바바는 지난해 서구 양동에서 금남로 전일빌딩245로 이사했으며, 인력은 점차 늘어나 현재 22명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연 매출은 100억원 상당이 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 10년 동안 20배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광주 창업 여건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올해 설립하는 독립법인도 지역에서 낼 생각이다.
그는 광주만 가지고 있는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잘 활용하면 엄청난 결합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이끄는 아시아문화원, 최대 콘텐츠 축제 ‘에이스 페어’가 열리는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디자인진흥원 등이 결합하면 전세계가 관심 갖는 콘텐츠 시장이 마련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세일즈’ 판도가 바뀌고 있는 지금이 힘을 합칠 적기입니다.”
콘텐츠 기업 캠프파이어 애니웍스 나용근(40) 대표는 지난 2018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문화콘텐츠 기획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며 광주와 인연을 맺었다. 이는 진흥원의 대표 사업으로, 창업자 사이에서 ‘기창’이라 불리고 있다. 이듬해에는 아예 광주에 본사를 옮긴 뒤 중국과 국내에서 67억원 상당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캠프파이어 애니웍스는 광주에서 3년 동안 무료 제작공간과 1억원 상당 제작비를 지원받으며 광주산(産) 애니메이션 ‘레인보우 버블잼’과 ‘뒤죽박죽섬의 빅풋패밀리’ 등을 탄생시켰다. 이들 작품은 내년 지상파를 통해 안방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13년 동안 대기업 이랜드에 몸 담았던 나 대표가 연고가 전혀 없는 광주에 터를 잡은 데는 당장의 수익을 좇기보다는 내실을 다지자는 광주의 성장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에 끌려서다.
투자진흥지구 입주기업을 종합지원하기 위한 ‘ACBC 기업지원센터’로부터 지난해에 이어 2차례 투자 유치 기회를 얻었다. 캠프파이어 애니웍스는 국내 55억원을 포함해 중국 등 국내외 투자 67억원을 달성하며 자본력을 축적해왔다.
캠프파이어애니웍스는 내년 ‘빅풋패밀리’와 ‘레인보우버블잼’의 런칭과 함께 내년 말 CFA IP 통합세계관 유아 메타버스 플랫폼 ‘윙키즈’의 베타버전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IP 사업에서 교육콘텐츠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수익성을 급속도로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 대표는 “길을 헤매는 문화콘텐츠 창업자들에게 광주에서의 시작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말했다.
단 부족한 인력 인프라 탓에 채용을 하고 싶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여건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최근 캠프파이어 애니웍스는 광주 청년 신입 5명을 포함해 인력을 충원하며 23명의 팀원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저희 회사를 포함한 광주 문화콘텐츠 기업들은 ‘일단 뽑고 직접 가르치자’는 마음으로 극심한 인력난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고용창출지원 이외에도 신입인력의 성장을 위한 고용유지에 대한 지원이 있으면 훌륭한 기획자, 제작자, 기술 전문가가 배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개발기업 ㈜지니소프트 김도현(29) 대표는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개발자 출신인 김 대표는 20~30대 개발자 17명을 포함한 23명과 전일빌딩245 ‘콘텐츠허브’에서 다채로운 실험을 벌이고 있다.
지니소프트는 실감게임 ‘조선좀비디펜스’를 연말 출시할 계획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뒤를 있는 ‘K-좀비’ 흥행을 이어간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인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활용한 미술거래 플랫폼 ‘아웃 오브 플레이스’를 내놓으며 활동 반경을 넓힐 계획이다. 18일부터 시작하는 ‘추억의 충장축제’에서는 금남로와 충장로 곳곳의 명소를 가상 공간에서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조선대학교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김 대표는 VR·AR 게임 ‘비트스매시’ ‘댄싱애로우’ 등 광주산 게임을 필두고 국내외 게임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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