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 판매채널 개설하고 가상화폐 거래…전남경찰, 19명 검거
광주 지난해 304명 적발, 5년전 두 배…10·20대 마약사범 증가 ‘비상’
‘마약청정지대’로 꼽히던 광주·전남지역에서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도심 한복판에서 버젓이 거래하는 등 대범하게 범행을 저지르고 SNS와 가상화폐로 거래하는 등 첨단 방식도 동원되고 있다. 마약도 환각성이 강한 신종 마약까지 거래되는 실정이다.
전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0일 인터넷 SNS인 텔레그램에 마약판매채널을 개설해 가상화폐를 받고 마약을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위반 등)로 국내 마약판매조직 책임자 2명과 관리·보관, 운반·홍보 담당자 3명 등 5명을 구속하고 매수·투약자 14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등 19명을 붙잡아 검찰로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텔레그램에 채널을 개설한 뒤 인터넷 광고를 보고 구매하기 위해 접속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필로폰 2.83㎏, 필로폰·MDMA 혼합물 1.1㎏, 케타민 505g, 엑스터시 1,779정 등을 압수했다. 10만명이 동시 투약이 가능한 규몰, 101억원 상당이다.
이들은 마약판매 총책 A씨가 낸 ‘고액 알바’ 광고를 보고 지시에 따라 국내 마약판매 총책, 관리·보관, 운반·홍보 등의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국제우편으로 마약류를 밀반입한 뒤 20~30대를 대상으로 판매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상화폐로 대금을 받았으며 판매책 간에도 SNS로 연락하는 등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광주·전남지역에서의 마약 유통은 최근 급증세다.
목포해경도 지난 5월 외국인 전용 주점 등에서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외국인 선원 24명과 이주여성 10명 등 외국인 34명을 체포한 바 있다. 당시 해경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 등을 통해 엑스터시와 합성 대마, 헤로인 등 마약류가 다량 유통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유통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농촌지역에서 쌀 판매를 위장해 필로폰과 대마초 등을 거래한 유통업자 등 6명을 구속하는 등 9명을 붙잡아 송치하기도 했다.
공동화되는 농촌 뿐 아니라 도심에서의 거래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은 304명으로 5년 전인 2016년(141명)에 비해 115.6% 급증했다.
전남에서도 5년 전 마약사범(210명)보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280명)이 33.3% 늘어났다.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검거된 마약사범은 1233명(구속 369명·불구속 600명)에 이른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통계로 보면 전국 17개 지자체 중 전년 대비 마약사범이 늘어난 5개 도시에 포함된 상태다. 광주를 비롯해 부산, 대전, 충북, 충남 등 5곳만 늘었다는 게 국정감사 자료다. 10~20대 마약 사범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중독치료 등을 통한 적극적 대책도 요구된다.
보건복지부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를 위해 광주 1곳(시립인광정신병원), 전남 1곳(국립나주병원) 등 전국 의료기관 21곳을 지정해 지원하고 있지만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광주·전남지역에서의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 실적은 전무한 형편이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마약류가 SNS를 통해 유통되면서 20~30대 젊은 층이 마약류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점에서 인터넷 등을 이용한 마약류 유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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