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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누리호, 8년전 나로호 성공 넘어 ‘K-우주시대’ 장 연다

by 광주일보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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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1조9572억원 투입… 부품 37만개 국내 기술 제작
성공땐 세계 7번째 기술보유국…내년 5월 2차 발사 계획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0일 오전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조립동을 출발해 제2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대한민국이 8년 전 나로호(KSLV-I) 성공을 넘어, 누리호로 새로운 한국 우주 개발사의 새 장을 열어 젖힌다. 누리호는 지난 2013년 1월 30일 발사에 성공한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뒤를 이어 8년만에 쏘아올리는 발사체다.

누리호는 2010년 3월 개발을 시작해 2018년 11월 28일 엔진 시험 발사체 발사, 2021년 3월 25일 누리호 인증모델(QM) 1단부 엔진 종합연소시험 등을 거쳤다. 누리호 개발 사업에는 나로호 예산(5000억원)보다 4배 많은 1조 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누리호는 나로호보다 훨씬 강력한 발사체다. 나로호는 100㎏급 소형 위성만을 탑재할 수 있었으나, 누리호는 탑재 중량이 나로호의 15배인 1500kg까지 늘었다. 투입 고도 또한 나로호가 300km, 누리호가 600~800km로 훨씬 높다.

나로호는 1단 로켓을 러시아에서 만든 170t급 엔진을 빌려 사용했지만, 누리호는 순수하게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가 없어 위성을 쏘려면 다른 나라의 발사체를 빌려야 한다. 예컨대 지난해 2월 발사된 인공위성 ‘천리안2B호’는 아리안스페이스 사의 ‘아리안5ECA’ 발사체를,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러시아 소유즈 2.1a 발사체를 빌려야 했다.

실용위성(중량 1t 이상)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아직 미국, 러시아, EU(유럽연합),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 뿐이다.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도 언제든 원하는 시점에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세계 7번째 나라로 이름을 올린다.

우리나라 우주 기술 발전 측면에서도 의의가 깊다. 누리호는 한화, 한국항공우주(KAI) 등 300여개 기업체와 협력해 개발됐다. 정부는 개발 초기부터 산·연 공동연구센터를 구축하고 기술 이전을 지원했으며, 전체 사업비의 80%인 1조5000억원은 프로젝트 참여 기업에 쓰기도 했다.

누리호에는 지난 199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우리별 1호 이후 30년 동안 축적해 온 첨단 우주 기술이 집약돼 있기도 하다.

누리호에는 엔진 총 6기가 설치돼 있다. 이 중 가장 아래쪽에 있는 1단부에는 엔진 4기가 마치 한 몸처럼 동시에 작동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이 접목돼 있다. 75t급 엔진 4기가 힘을 합쳐 300t급 엔진 힘을 내는 구조다. 발사체가 충분한 높이에 오를 때까지 모든 엔진이 동일한 추진력을 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또 발사체 소재는 3300도에서 영하 200도까지 극한 기온은 물론 60기압을 넘나드는 극한 상황을 견딜 수 있게 설계·제작되는 등 최첨단 기술이 포함됐다. 이밖에 37만여개의 부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들이 한 몸처럼 작동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고난도 기술로서 파급효과도 크다. 수십만 개 부품으로 구성된 만큼 항공·전자·통신·소재 등 연관산업 범위도 넓어 관련 산업 성장, 일자리 창출 등에도 영향이 크다.

누리호 발사 성공률은 30%로 낮은 수준이다.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일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발사) 성공과 실패를 나누기보다 다른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누리호 발사체 성공을 계기로 우주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는 1차 발사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 5월 2차 발사를 진행한다. 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에 따라 27년까지 추가로 4차례 더 발사할 예정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2025~2030년에는 500kg 이하의 소형위성 수요증가에 대비해 발사체 기술을 소형 발사체 플랫폼으로 연계·확장5할 계획이다. 또, 2030~2040년에는 저궤도 대형위성, 정지궤도위성 등 다양한 우주임무 수행과 관련한 국내 수요에 대비해 대형발사체 플랫폼 관련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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