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화면 속에 등장하는 ‘산’은 입체감을 띠고 있다. 장지 수십, 수백장을 배접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채도별로 단계를 두고 수많은 붓질을 통해 완성해낸 화면의 색감은 간결한 산의 조형미와 어우러져 그라데이션 효과를 내며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작가는 거대한 산 아래 마치 수행처럼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일듯 말듯 조그맣게 그려넣었다.
금봉미술관(관장 한상운)이 한국화의 현대적 재해석에 몰두해온 정산 백현호 작가 초대전을 진행중이다.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天·地·人-生에서 天·地·人·行-花의 세계로’를 주제로 ‘산’ 시리즈와 ‘꽃’ 시리즈를 200호부터 8호 소품 등 다양한 크기로 선보인다.
기존 산수화의 전형에서 벗어나 단순화된 이미지의 산을 통해 다양한 작품 세계를 펼쳐온 작가는 화면을 하늘과 땅과 사람으로 나누고, 각각의 공간에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붉은 산, 푸른 산, 하얀 산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고 그 아래 감춰진 수많은 색들의 움직임도 포착하게 된다.
전시에 나온 꽃그림은 매화, 산수유, 목련, 철쭉, 개나리 등 다채롭다.화면 전체에 분채로 바탕색을 여러 겹 입혀 여백을 만들고 그 위에 채도와 명도, 그리고 보색대비를 통해 화사한 꽃들을 얹었다. 특히 수많은 붓질을 통해 형성된 선명하고 휘황찬란한 색채감으로 화면을 뒤덮어 강한 느낌을 전달하는 게 특징으로 색채의 밀도감이 돋보인다.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대구대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백 작가는 지금까지 17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한국화대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광주시미술대전 초대작가며 전통과 형상회, 한국신묵회, 예술사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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