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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기자(그라운드 톡톡)

위기를 기회로 바꾼 투수 윤중현, 선발 자리 잡는다

by 광주일보 2021.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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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선발 시즌 20경기 등판
3.31 평균자책점·2홀드 기록
“나도 할 수 있다” 자신감 생겨
KIA 승리에 기여 하고 싶어요

위기를 기회로 바꾼 투수 윤중현이 더 높은 곳을 올려본다.

KIA 타이거즈의 2021시즌은 ‘위기’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선발을 중심으로 마운드는 위기의 연속이다. 위기의 마운드에서 사이드암 윤중현이 기회를 잡았다.

광주일고와 성균관대를 거친 대졸 4년 차 윤중현은 5월 9일 두산을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6월 13일 롯데전에서 프로 첫 선발 경기를 치른 그는 6월 24일에도 대체선발로 KT전을 소화했다. 그리고 9월에는 선발로 뛰고 있다. 지난 1일 두산전에서 4이닝을 소화했고, 3일 휴식 뒤 5일 한화전에서도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4차례 선발 포함 올 시즌 20경기에 나온 그는 3.31의 평균자책점으로 2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팀은 물론 윤중현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즌이다.

윤중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시즌이다. 이렇게 1군에서 계속 있을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하다 보니까 ‘나도 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윤중현은 퓨처스 선수단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윤중현은 시즌 구상에는 없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3월 7일이 윤중현의 2021시즌을 바꾼 날이 됐다.

이날 자체 연습경기에서 블랙팀 선발로 나선 윤중현은 주전 선수로 구성된 화이트팀을 상대로 ‘깜짝 호투’를 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 무대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 윤중현은 마운드 위기 상황에서 기회를 받았고, 1군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점점 자신의 입지를 넓혀간 그는 지금은 선발 어필을 하고 있다.

윤중현은 “군 복무를 하면서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 올해 1군 못 올라가면 그만 둔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고, 무조건 5월에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캠프를 치렀다”며 “캠프 연습경기가 어떻게 보면 데뷔 무대였다. 제대 후 첫 실전이었다. 서재응 코치님이 ‘너라는 투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름을 알려야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날 갑자기 공이 좋아졌다(웃음). 첫 시합이라 긴장도 하고 그러니까 힘도 생기고 그랬다. 그날이 중요했다”고 이야기했다.

제구에 자신 있는 윤중현이지만 초반에는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

그는 “야구 하면서 볼넷은 잘 안 줬다. 제구에 자신 있었는데 1군 와서 볼넷을 많이 줬다. ‘내가 이렇게 제구가 안 좋은 투수였나’라며 자책도 많이 했다. 안타 맞을까 봐 피하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볼넷을 줬다”며 “지금은 안타를 맞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자는 마음으로 던진다. 그러니까 땅볼도 나오고 볼넷이 줄었다. 볼넷이 주니까 결과도 확실히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시야도 넓어지고 선발 시절의 기억도 살아났다.

윤중현은 “아마추어 때 선발 투수를 해서 선발이 익숙하다. 대학교 때 많은 이닝, 길게 던지는 것 경험을 많이 했다. 현실적으로 팀이 5이닝 이상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일단 3이닝이라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나가고 있다. 그래서 이 이닝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며 “한 바퀴 돌고 나면 확실히 타자들의 반응이 다르다. 공 보는 것도, 맞히는 것도 다르다. 그러다 보니까 똑같은 공을 던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는 순간에 집중력이 풀리는 것 같다. 많은 생각 안 하고 치라고 쳐보라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윤중현에게 확실한 ‘수식어’가 없다. 선발로 역할은 하고 있지만 언제든 불펜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래서 욕심은 더 커진다.

윤중현은 “아마추어 때 선발로 나가고, 다음날 다시 등판한 적도 있었다. 그런 경험이 도움이 됐다. 그래도 선발 투수로 들어가니까 선발로서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5이닝 이상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선발로 나가면 4일 쉬고 던지는 것인데 5이닝은 던져줘야 한다. 제구는 자신 있고, 극복해낼 수 있는 부분이라서 큰 걱정은 없다. 팀 승리에 역할을 하고 싶다. 긴급한 순간에는 포수도 가능하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포수를 했다. 자신 있다”고 웃었다.

또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자신감도 생겼는데 한편으로는 지금 해온 게 무너질까 봐 두려운 것도 있다. 많은 생각 안 하고 하던 대로 할 생각이다”며 “지는 게임은 안 하고 싶다. 내가 나갔을 때 초반에 무너져서 분위기 넘어가고 이런 경기를 만들기 싫다. 야구는 분위기를 타는 종목이니까 야수들이 힘 빠지지 않게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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