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시즌 26경기 출전 3골
몸이 알아서 움직이게 노력
롤모델 손흥민과 뛰는 ‘꿈’
리그에서 잘하면 기회 올 것
‘준비된 자’ 엄지성이 화려한 마무리를 위해 스파이크 끈을 다시 조여맸다.
A매치 휴식기를 보낸 광주FC가 11일 수원 원정을 통해 연승 잇기에 나선다. 벼랑 끝에 섰던 광주는 인천전을 시작으로 대구, 성남을 상대로 3연승을 완성했다. 다시 시작되는 리그, 패기를 앞세운 ‘특급 루키’ 엄지성이 공격 전면에 선다.
금호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엄지성은 강렬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26경기에 모두 출전한 엄지성은 3골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4월 4일 인천과의 7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뒤진 전반 추가 시간에 프로 데뷔골을 장식했다. ‘막내’의 활약에 힘을 낸 광주는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이희균의 ‘극장골’로 2-1 역전극을 펼치며 광주전용구장 첫 승을 신고했다. 엄지성은 이 경기를 통해 프로 첫 베스트 11의 영예를 안았다.
2호골은 8경기 연속 무승 부진을 끊었다. 엄지성은 7월 21일 20라운드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머리로 선제골을 넣었고, 팀은 3-1로 9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8월 20일 26라운드 대구 원정에서 엄지성이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0-1로 뒤진 후반 14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으뜸이 띄운 공을 오른발로 터치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여봉훈의 역전골 시작점에도 엄지성이 있었다.
망설임 없는 과감한 슈팅과 플레이로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엄지성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웃었다.
엄지성은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올 시즌 5경기 출장이 목표였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필드에서 TV로 지켜보던 선수들과 뛰고 있다는 게 실감이 안 나고 지금도 적응하고 있다.MOM·베스트 11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지성에게 2021시즌은 그냥 찾아오지 않았다. 피나는 노력 끝에 얻은 시간이다.
엄지성은 “데뷔골을 넣은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축구 하면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 그 기분이 아직도 남아있다. 소름 돋을 정도다. 전혀 상상할 수 없던 기분이었다”며 “당시 운이 좋게 공이 왔고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기술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머리로 만든 두 번째 골도 준비와 자신감의 결과다. 엄지성은 “내 장점 중 하나가 점프력이라고 생각한다. 헤딩도 자신 있다. 그냥 그것도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준비가 돼있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골 뒤에는 ‘링거 투혼’이 있었다. 편도선이 심하게 부어 병원에서 하루를 보낸 엄지성은 링거를 맞고 대구 원정에 나섰다.
타고난 재능에 간절함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다양한 순간을 준비했고, 수많은 연습을 통해 몸이 알아서 움직이게 만든 ‘노력’의 결과.
엄지성은 “고등학교 때 연습을 진짜 많이 했다. 경기장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서 슈팅 연습 많이 했다. 그 연습이 지금 바탕이 됐다”며 “공을 잡으면 못 넣더라도 슈팅을 시도하려고 한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니까 주위 의식 안 하고 책임지고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의 함성 속에서 경기를 뛰면서 자신감도 얻고, 그만큼 꿈도 커지고 있다.
엄지성은 “슬럼프가 와서 힘들기도 했는데 좋은 경기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기니까 안 되는 것도 됐다. 시도도 하게 된다. 아직 도움이 없는데 팀에 녹아들어서 포인트 5개 이상을 올리겠다. 사이드에서 볼을 잡고 안으로 감아 차서 구석에 넣는 골을 만들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도 목표다(웃음)”며 “피지컬, 스피드에서 확실히 차이도 느끼고 이 부분이 부족하지만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자신의 큰 목표인 ‘손흥민’을 위해 달릴 생각이다.
엄지성은 “롤모델이 손흥민인데 축구 하는 동안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웃음). 동기부여가 된다. 어렸을 때부터 존경하고 봐 온 선수와 함께 대표팀에서 뛰어보고 싶다. 같이 훈련을 하는 자체만으로 내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수원전부터 부지런히 뛸 생각이다.
엄지성은 “수원전 잘 준비해서 승리하고 싶다. 데뷔전이 수원전이었다.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경기장에 들어갔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뛰었던 기억밖에 없는데 경기가 끝나 있었다. 그 경기에서 져서 허탈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다는 마음으로 좋은 결과 얻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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