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0.25%P 인상 … 은행 대출금리 인상 불가피
중기·소상공인들 유동성 위기·경영부담 악화 우려‘한숨’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가계는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한 매출 감소에 빚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시중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지역경제계도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하면 이자 부담과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줄줄이 쓰러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이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인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매출감소가 심화되고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유동성 위기로 쓰러지고 은행도 동반 부실화되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상공회의소 역시 “감염병 유행으로 경기회복이 약화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고통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경제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빚 부담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책자금 외에도 많은 대출을 받아왔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여기에 9월 말 대출 만기 연장도 종료될 예정이어서 후속 조치 마련도 시급해졌다.
이날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광주·전남 중소기업 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52조4844억원)보다 3조1647억원(6.0%) 증가한 55조6491억원을 기록했다. 55조원이 넘는 중소기업 자금수요의 3분의 1(30.9%)은 2금융권이 차지했다.
특히 광주·전남 중소기업의 예금은행 대출잔액(38조4414억원·6월 말 기준)의 절반 이상(56.2%·21조6112억원)은 인건비·재료비 등 운영자금 명목이었다. 경영위기로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상당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1년 반 넘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정책자금 외에도 개인 대출까지 끌어다 쓰며 버텨왔던 탓에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에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현상이 격화되면서 지역 가계대출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광주·전남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광주 29조2037억원·전남 27조5442억원 등 56조7479억원으로, 지난해 말 잔액(54조6568억원)보다 2조911억원(3.8%)이나 증가했다.
올 들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가 본격화하면서 광주·전남에서는 2금융권 신규 대출(1조862억원)이 은행권 가계대출(1조48억원)을 앞지르기도 했다. 여기에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과 농·축협, 저축은행 등이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거나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중소기업계의 자금 유동성 위기와 경영부담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은행인 광주은행 역시 올해 3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했고, 지난달부터는 신용대출 대상 한도 기준을 강화했다. 오는 9월1일부터는 개인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연 소득 100%)로 제한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납부기한을 내년 1∼2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고용·산재·국민연금 보험료와 전기·도시가스 요금의 납부유예는 3개월 재연장할 계획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추석 전후 41조원의 신규 금융지원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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