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백동마을 ‘삼봉 정도전 유배지’ 찾은
드라마 ‘태종 이방원’서 정도전 역
문화재 보존·자선 경매 등 활동
코로나 극복 ‘내가 흘린…’ 발간
“소생, 하륜이옵니다.” 드라마 ‘정도전’(2014)에서 하륜(이광기 분)이 남긴 명대사다. 배우 이광기는 당시 출연분이 많지 않았음에도 특유의 몰입감 있는 연기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광기가 이번엔 하륜의 동문, 정도전으로 돌아온다. 그는 올해 말 방영 예정인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정도전 역으로 캐스팅됐다.
이광기는 17일 나주시 운봉리 백동마을에 있는 ‘삼봉 정도전 유배지’를 찾았다. 이곳은 정도전이 고려 말 정적(政敵)인 정몽주에게 밀려 유배를 살았던 곳으로, 정도전의 민본주의 사상이 태동했던 곳으로 잘 알려졌다.
“정도전은 포용력과 혁신성을 모두 갖춘 캐릭터예요. 진심으로 백성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초석을 다진 곳이 나주였죠. 이곳 공기를 마시며 그 당시 정도전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되새기며 캐릭터를 정립해 갈 생각입니다.”
이광기와 정도전은 인연이 깊다. 드라마 ‘태조 왕건’(2000)에서 견신검 역을 맡은 뒤 14년만에 그의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린 드라마가 ‘정도전’이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정통 사극 무대, 이광기는 시대를 거슬러 정도전 그 자체로 되살아나겠다는 각오다.
“이번에 하륜 역을 맡은 동료가 ‘하륜에 대해 많이 알려달라’ 했는데, 참 감회가 새로웠어요. 하륜과 정도전은 목은 이색의 문하생이면서도 결국 서로 대척점에 서는 인물이잖아요. 기존 이광기의 모습을 버리고 정도전에 몰입할 거예요. 그것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이자 노력이죠.”
이광기는 연기 외에도 다양한 나눔·봉사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책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를 발간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와닿는다. 지난 2009년 ‘신종 플루’로 생때같은 아들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광기는 슬픔에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는 과정을 책에 담았다.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이별을 겪는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내면 슬픔은 곧 꽃이 된다”며 “저 이광기도 잘 딛고 일어났다고, 함께 슬픔을 나누고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안군 신활력플러스 사업단과 협력해 양파, 햇고구마 등 특산물을 판매하는 ‘농촌 살리기 프로젝트’, 유튜브를 통해 미술 작품을 경매하고 수익금을 아이티·우간다 등에 기금으로 보내는 ‘자선 경매 쇼’ 등을 하고 있다.
‘문화유산국민신탁’ 홍보대사로서 문화재 보존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이광기는 이날 나주시 남평읍 ‘남평주조장’도 들렀다. 이곳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뒤 불과 6년 전까지 가동됐던 건물이다. 이광기는 “나주에 오면 이 곳에 꼭 들르고 싶었다. 이처럼 역사적인 장소에 문화적 가치를 입혀서 대중을 위한 공간으로 되살리는 활동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기는 “민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었던 정도전의 마음을 배우고 싶다”며 웃었다. 그가 최근 정도전 연구에 푹 빠져 있는 이유다. 그는 과거 하륜 역할이 ‘하륜이옵니다’ 한 대사에 집중됐다면, 이번엔 ‘혁명가’, ‘중용’, ‘민본주의’ 등 정도전의 다양한 특성을 체화해 누구나 몰입할 수 있는 연기를 해 보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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