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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진정한 나의 광복은 아직 오지 않았다”

by 광주일보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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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90세…일본 사죄 못 받고 세상 떠날 생각하면 너무 원통
손배 청구권 소멸시효 소식 우울…피해자 지원 법률안 준비 위안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일제로부터 독립해 국권을 회복했다. 이날을 기념해 매년 광복절 기념행사가 열린다. 올해로 76돌을 맞는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90·사진) 할머니도 올해로 76번째 광복절을 맞는다. 하지만 반갑지는 않다. 해가 거듭될수록 원통함만 쌓여서인지 올해는 더 서글프다고 했다.

1931년생인 양 할머니는 올해로 90세다. 꼭 살아서 사과를 받자며 굳게 약속했던 친구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일제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수년간 함께 소송을 벌여왔던 동료 중 남아있는 이들도 손으로 꼽는다.

양 할머니는 “대한민국 광복은 76년 전에 됐을지언정 진정한 나의 ‘광복’은 아직 안 왔지. 광복절이 가까워지면 더 부아가 치밀어오르고 눈물이 나….”라며 말끝을 흐렸다.

양 할머니는 광복절이 다가오면 왜 그런지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일본 공장에 강제로 끌려가 매일 가혹한 노동도 견뎌냈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에게 쏟아지는 온갖 수모와 멸시도 극복해냈는데도, 광복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양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는데도 일본이 사과 한마디 안하는데, 잠이 오겠어?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인데…”라고 했다. 양 할머니는 “괜한 기대감 때문인 지도 몰라”라며 “나이를 90살 넘게 먹었는데도 아직 속이 없나봐”라고 했다. 일본정부와 전범기업들이 광복절을 맞아 사죄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이 항상 들었다는 것이다.

일본정부의 사죄는 76년이 되도록 기약이 없다. 오히려 최근엔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가 거론되면서 자칫 오는 10월 30일 이후에는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한 할머니 동료들의 소송 제기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소식이 우울하기만 하다.

양 할머니는 “(소멸시효로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될 수 있다는 것과 관련)전해 들었다. 그렇게 (끌고가 일을 시켰으면) 했으면 사죄 해야 되는 것이 정상적 나라 아니냐”면서 “사죄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냐, 시간 끌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것이 해도 너무하다”고 말했다.

해결된 게 없는데, 잊혀지는 것 같아 더 서글프다고 했다. 자신이 잊혀지면 일본이 한 짓도 잊혀지는 것 같아서다.

양 할머니는 “예전 같으면 광복절 행사에 초청,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도와주겠다는 정치인들도 많았지만 이젠 불러주는 곳도 없고 나만의 이야기로 잊혀져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올해 광복절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도 접했다. 정치권에서 광복 76주년을 앞두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법률안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들어서다. 현재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을 보호·지원하고 기념하는 법률안을 준비중인 상태다.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솔직히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몰라. 그런데 사죄 한마디 못 받고 세상 떠날 생각하면 너무 원통해서….” “그래서 더 힘을 내, 살려고.” 양 할머니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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