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대신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사회가 도와줘야”
“어린나이에 부모를 잃고 살면서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피고인처럼 자포자기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인 것입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3단독 오연수 부장판사는 음주·무면허운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0)씨에 대한 선고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한 달도 못된 상태에서 무면허로 28㎞ 가량을 만취(혈중알코올농도 0.116%)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음주·무면허 운전에 대한 경찰 조사를 피하면서 무면허로 무등록 오토바이를 운전한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A씨가 운전한 오토바이는 의무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폭행과 재물손괴 등 다른 혐의로도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A씨는 이같은 혐의 때문에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30만원을 선고하는 것으로 선처했다.
기소된 뒤 선고일까지 4개월 가량 꼬박꼬박 재판부에 제출한 14차례의 반성문을 읽어보니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을 반영했다.
재판부는 “어린 나이의 청년이기 때문에 결단하고 실천하기에 따라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무작정 강력처벌하는 대신 반성과 교화의 기회를 줘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사회가 도와줘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재판부는 이같은 점을 들어 40시간의 준법운전 강의와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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