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광주서 기자회견
경선과정 불리하더라도 지사직 유지
지지율 떨어진 건 제 부족함 때문
사회적 약자 할당제 반드시 필요
호남 초광역에너지공동체 국가 개입
공항 이전 터 AI 스마트 도시 조성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일 자신과 관련한 ‘지역주의 조장 발언’ 논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지나친 네거티브에 대한 당의 제지를 촉구했다.
이 지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에는 ‘지역감정 조장 발언까지 기사화됐다”면서 “진심으로 부탁드리는데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서 언론인과 지역민들이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혹시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국민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언론과 했던 인터뷰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SNS 등에 게시했으며, 지난해 7월30일 이낙연 후보에게 진심을 담아 드렸던 메모도 올려 놓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 이야길 한 적이 없는데, 마치 지역 이야기를 한 것처럼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서 하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되는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이 지사가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는 발언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서 자신의 정치적 소신도 밝혔다. 그는 “정치라고 하는 것은 국가 사회 성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고, 국가 자체 성장발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정치적 과정 자체는 ‘억강부약(抑强扶弱·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에 의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소수 개인이 과도한 욕망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절제시키고, 다수의 약자들이 부당한 것을 당하지 않고 적절한 균형 속에서 자신의 역량 발휘를 할 수 있도록 국가정책을 맞춰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호남에서 자신의 상승세가 꺾이고 호남 출신인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데에는 “제 지지율이 떨어졌다기보다는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 측면이 강하다”면서 “민주당이 그러다 보면 힘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본선에 있어서 좋은 영행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저의 지지자들이나 저 자신조차도 느슨한 상태를 좀 조여서 더 긴장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면서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결정적으로 예비경선 때 저의 부족함과 자세 때문이었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경선 과정에서 불리함이 있더라도 지사직은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저는 한 명의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들께 약속드리고 공직을 맡아서 경기도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정치적 유리함 때문에 공적 책임을 쉽게 던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방역상황이 매우 나빠졌기 때문에 방역책임자로서 한 시라도 도정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저한테 불리함이 있더라도 경선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는 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경선 결과에 따라 판단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최근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공정’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피력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는 공정은 능력주의로 포장됐지만 극우 포퓰리즘에 가깝다”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할당제는 반드시 필요하고 선진국들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 구조적으로 강자와 약자가 동일 규칙에서 경쟁하면 형식적으로는 공정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약자에게 불공정하게 적용된다”면서 “취업과 입시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회의 총량을 늘려 경쟁을 완화 시키고 설득하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다”고 제시했다.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세부정책은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지만, 호남에 세 가지 정도의 메가 플랜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호남의 초광역 에너지 경제공동체지역 조성을 위한 막대한 인프라 구축과 관련 기업 유치, 클러스터 조성 등은 국가가 대대적으로 개입해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 군공항 이전은 국가가 좀 책임지고 공항을 이전하되, 주택건설이 아닌 광주가 주력하고 있는 인공지능 혁신 스마트도시를 만들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역균형발전은 대한민국 미래가 달린 심각한 핵심적 과제인 만큼 경제타당성조사(BC)가 낮더라도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끝으로 “4년 전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자신이 과거에 비해 유연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모난 돌이어서 많이 맞았다. 세상의 불편함 부조리 부정의 함을 외면할 수 없어서 정면으로 부딪치다 보니 상처도 많이 받고 정도 많이 맞았다”며 “세상과 교감하면서 강가에 반들반들한 조약돌이 됐다. 돌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강한 추진력, 남들이 하지 않는 선택들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들을 정치적 논쟁이나 일시적인 갈등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효율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갈등을 대화와 소통을 통해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그게 우리 시대 리더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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