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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캄보디아 통역 사무실 연 박미향씨 “통역부터 상담까지 중간다리 역할 하고 싶어”

by 광주일보 2021.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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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캄보디아 통역 사무실 ‘크메르어 서비스’
캄보디아공동체 12년 경험 살려 송정동에 개소…한글수업 병행
낯선땅에서 가장 필요한 건 의사소통…은행업무·병원진료 등 도움

 

“왜 캄보디아인들이 한국을 떠날 때 ‘슬프다’고 하는지 아시나요? 국제공항까지 어떻게 가는지, 비행기를 놓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코로나 검사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는 이가 없거든요. 지금 광주에서도 한국말을 몰라 병원도, 은행도 못 가는 이들이 많아요. 낯선 땅 한국에서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바로 ‘의사소통’이었습니다.”

박미향(37)씨가 최근 광주시 광산구 송정동에 캄보디아인들을 위한 통역 서비스 공간 ‘크메르어 서비스’를 개소했다. 크메르어는 캄보디아·태국·베트남 등지에서 쓰이는 언어다.

박씨는 “단순 통역 업무뿐 아니라 가정폭력 상담, 퇴직금·급여 상담, 비자 연장, 병원 진료·은행 업무·국제공항 동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캄보디아인은 광주에 3000여명, 전남에 8000여명이 거주 중이다. 이들은 광주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대사관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생활 깊은 곳까지 도움을 받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이들이 일상에서 매일 직면하는 가장 큰 난관이다.

“하루는 양 무릎에 물이 차서 급히 수술해야 하는 근로자와 병원 동행을 한 적이 있어요.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게 두려워 무려 2년 동안 진료조차 못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통역사 한 명만 곁에 있었어도 불안함을 이겨낼 수 있었을 거에요.”

캄보디아 출신인 박씨는 지난 2008년 한국에 와 2010년 귀화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외국인지원팀, 광주출입국사무소, 광주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등서 통역 업무를 해 왔으며, 최근에는 광주민중의집 근로자 상담사, 법원·경찰 통역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말이면 한글 수업, 다문화 역사 교육 등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광주이주여성협회에서 일하면서 광주전남캄보디아공동체 설립에 도움을 줬다. 사무실을 열게 된 것도 12년 동안 공동체에서 동향 사람들을 만났던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박씨는 “타 지역에 비해 광주에는 유독 크메르어 통역 서비스가 없더라”며 “공동체만으로 통역·상담 도움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새로 사무실을 만들어 공동체와 연계해 보다 체계적인 통역·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무실에서는 현재 국제공항 동행 등 시간·인력이 많이 필요한 업무를 제외하곤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자등록까지 완료해 영리 사업을 할 수도 있지만, “어렵고 힘든 동향 사람들을 돕는 일에 돈은 중요하지 않다”는 마음이다.

박씨는 “믿음을 갖고 사무실을 찾아와 주시는 이들 모두에게 오히려 감사한 마음 뿐이다”며 “더 많은 동향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주고 싶다. 언제든 찾아오시라”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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