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성 20주년 맞은 광주 2인조 인디밴드 ‘윈디캣’ 오영석·김혜림 씨]
2001년 4인조로 시작…대인야시장·양림쌀롱 등 축제 단골
100여곡 발표 목표…광주를 인디음악 중심지로 키우고 싶어
20년 긴 세월 동안 광주에서 꾸준히 음악으로 광주 시민과 소통해 온 밴드가 있다. 올해로 결성 20주년을 맞은 인디밴드 ‘윈디캣’이다.
윈디캣은 보컬·프로듀서 오영석(38)씨와 싱어송라이터 김혜림(여·30)씨로 구성된 2인조 밴드다. 오씨가 2001년 대학 친구들과 함께 결성한 4인조 밴드로 시작해 다양한 광주 음악가들로 멤버를 바꿔왔던 윈디캣은 지난 2013년부터 현 멤버 구성을 갖췄다.
“‘윈디캣’은 ‘고양이는 항상 이긴다’라는 뜻으로, 결성 당시 밴드 멤버들이 뜻을 모아 만든 단어입니다. 현재 초창기 멤버는 저 뿐이지만, 멤버 모두의 꿈이 담겨 있는 이름인 만큼 그들의 꿈까지 안고 키워나가고자 윈디캣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오영석)
결성 초기 펑크, 브릿팝 등 에너지 넘치는 곡을 연주하던 윈디캣은 최근 팝 장르에 일렉트로닉 요소가 가미된 실험적인 음악을 하고 있다. 정형화된 장르에서 벗어나 새롭고 개성적인 음악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다. 오씨는 “트렌드 음악과 인디 음악의 장벽을 허무는 얼터너티브(대안) 장르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윈디캣은 대인야시장, 양림쌀롱, 프린지페스티벌 등 광주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에서 단골로 출연 중이다. 무대와 객석이 한정된 클럽보다는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열린 무대에서 주로 활동한다.
“최근에는 축제 주최 측에서 먼저 섭외를 제안해요. 대인야시장에서 아이들이 음악에 어울리며 뛰어놀면 연주하는 저희도 행복합니다. 저희 음악을 사랑해 주는 분이 있어 큰 보람을 느껴요.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무대로 보답하고 싶어요.”(김혜림)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 윈디캣은 갖은 부침을 겪었다. 2010년 EBS 스페이스 공감 ‘이달의 헬로루키’에 선정되고, 인디밴드 축제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에서 최종 결선에 오르기도 했으나, 2012년 멤버들이 각자 사정으로 모두 탈퇴하면서 2년 동안 오씨 혼자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혼자 남았던 당시, 음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어떤 음악을 해야 하는지 등 고민이 지금의 윈디캣을 만드는 계기가 됐어요. 고민의 결론은 최신 기술을 접목해 최소 인원으로 최대의 표현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오영석)
오씨에 따르면 광주는 인디음악이 크게 성공하기 힘들다. 인디음악을 하려면 서울 ‘홍대 씬’으로 가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광주에서도 인디음악 수요가 있었으나, 지금은 음악 생산·소비가 모두 줄어버렸다는 설명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오랫동안 음악 해 온 팀이 광주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언젠가 이들의 음악적 내공이 인디음악 부흥을 일으킬 거라 믿고 있어요.”(오영석)
광주를 인디음악 중심지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는 최근 동구 계림동에 차린 새 작업실에도 녹아들어 있다. 녹음, 믹싱, 프로듀싱 작업까지 할 수 있는 복합적 공간으로, 광주 인디밴드 후배들이 자유롭게 음반을 녹음할 수 있도록 녹음실로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41번째 곡 ‘LiFE’를 발표한 윈디캣은 총 100여곡을 발표하는 것이 목표다. 이들은 ‘굵고 짧게’ 보다는 ‘가늘고 길게’,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한다.
“광주 시민들도 인디음악을 더욱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광주가 인디음악 부흥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는 윈디캣이 되겠습니다.”(김혜림)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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