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공기업 손 떼라” 명령
오동재·영산재도 가치 하락
관광객·청소년·농어민 활용을
해남 땅끝호텔<사진>이 5년째 매각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땅끝호텔만이 아니라 오동재, 영산재 등 전남개발공사가 보유한 호텔 모두 지난 2015년 행정안전부의 개선 명령에 따라 매각을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전남도민의 재산 가치만 하락하고 있어 향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공공시설로 재활용하거나 전시컨벤션·지역공공기관 연수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전남개발공사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지난 2015년 6월 호텔 운영이 민간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해남 땅끝호텔, 영암 영산재, 여수 오동재 등을 민간에 넘기라는 경영개선 명령을 내린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이후 후속 조치는 진척이 없는 실정이다. 전남도내 호텔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이 막혀 있는데다 최근에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호텔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매수세가 없다는 것이 공사 측의 해명이다.
땅끝호텔은 전남도가 지난 2009년 법원 경매로 35억여원에 낙찰받아 리모델링·비품 구입 등에 약 50억원을 투입했으나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행안부의 개선 명령 이후 매각에 나섰다. 2차례 매매계약까지 체결됐으나 금융기관 대출이 막히면서 잔금 지급이 안 돼 파기됐으며, 이후 활용방안 연구용역, 시설물 유지 보수 등에 오히려 혈세만 계속 투입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계속 떨어져 감정가의 50%인 35억여원에 매각공고를 냈지만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사는 올 들어 땅끝호텔을 애견호텔, 청소년수련원 등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2곳의 업체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오동재와 영산재는 현재 임대료 각각 연간 5억6000만원, 3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위탁 운영중이다. 공사는 이들 호텔 2곳도 조만간 공고를 내고 각각 270억원과 96억원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호텔에는 274억원, 110억원이 투입된 바 있다.
오동재는 매수자가 호텔 부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하면서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영산재는 최근 116억원에서 96억원으로 감정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 2019년 6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관광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시점에 이들 호텔을 헐값에 매각하기보다는 다각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와의 논의를 전제로 이들 호텔을 공공기관 연수 및 세미나, 청소년이나 농어민 대상 수련 및 워크숍, 소규모 전시컨벤션 등 공적인 용도로 활용하면서 민간의 수요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 “행안부의 경영개선 명령 이후 이를 이행하는데 주력했지만 여건과 상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들 호텔을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도민과 관광객이 저렴하게 질 높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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