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해양에너지 인수…“도시가스 요금 인상 우려”

지역사회 거센 반발에도 투기자본 손에
광주 전역·전남 8개 시군 가스 공급
이달 말께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

 

15일 ‘투기자본 맥쿼리의 해양에너지 인수 저지와 도시가스요금 인하를 위한 시민대책위’가 광주 순환도로 영업소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대책위 제공>

광주시 전역과 전남 8개 시·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해양에너지가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결국 맥쿼리 손에 넘어갔다. 당장 이달 말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을 앞두고 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인프라)는 15일 도시가스 공급업체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 지분을 100%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양에너지는 광주와 나주·화순 등 전남 8개 지역에, 서라벌도시가스는 경북 경주와 영천에 각각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두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인수를 위해 맥쿼리인프라가 지급하는 거래대금은 총 7980억원이다. 인수 절차는 다음 달 마무리된다.

광주지역 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투기자본 맥쿼리의 해양에너지 인수 저지와 도시가스요금 인하를 위한 시민대책위’는 이날 광주 순환도로 영업소에서 피켓 시위를 열고 16일 오전에는 광주시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최회용 참여자치21 정책위원장은 “해양에너지를 두고 그동안 GS에너지는 5000억원, 글렌우드는 배당금까지 25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재 영역에서는 시장 수익률 이상을 받아가서는 안된다. 도시가스 요금의 무분별한 인상을 막고자 해양에너지의 시민자산화와 시 차원의 물가대책위원회 개최를 위한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광주시의회도 해양에너지 인수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맥쿼리인프라가 자산운용을 위탁한 집합투자업자 맥쿼리자산운용㈜은 도로 및 철도와 항만, 도시가스, 폐기물처리업체 등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로 유명한 호주 기반 운용사다. 지난해 초에는 MBK파트너스로부터 2조원 규모의 대성산업가스를 사들였다.

해양에너지 측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기준에 따라 용역을 거쳐 오는 7월 중 도시가스 요금이 확정된다”며 “지난 3년 동안 광주 도시가스 요금은 동결됐지만 투자 확대와 물가 상승을 반영해 요금이 인상돼야 안정적 경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해양에너지 노동조합은 최근 맥쿼리인프라에 임금·고용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하기도 했다. 해양에너지는 162명의 정규직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1982년 5월11일 설립된 ㈜해양에너지는 광주시 광산구 하남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 가정용 도시가스 보급률은 99.7%로, 공급권역 거주세대 63만3582가구 가운데 63만1681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해양에너지 영업이익은 GS에너지로부터 글랜우드PE가 인수했던 2018년 165억원에서 2019년 216억원, 지난해 225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는 총 450억원의 투자예산을 책정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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