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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음식과 5·18 접목한 전시 준비중이죠”

by 광주일보 2020.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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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콜렉티브’ 큐레이터 김소진·이하영
5월 시립미술관 40주년 기념전 참여
국가기록원·5·18 재단 전시 선정
25일까지 여성소재 전시 진행중
조선대 미학미술사 전공 동갑내기

 

장동 콜렉티브가 기획한 ‘…분노 이후를 상상하라’ 전시에서 포즈를 취한 김소진.
장동 콜렉티브가 기획한 ‘…분노 이후를 상상하라’ 전시에서 포즈를 취한 이하영.

2인조 여성 큐레이터 그룹 ‘장동 콜렉티브’를 주목한 건 연초 발표된 광주시립미술관 전시 라인업을 보고서다. 미술관이 올해 야심차게 준비중인 5월 민중항쟁 40주년 기념 ‘별이 된 사람들’전에 참여하는 인도의 쉴라 고우다, 한국의 임옥상 등 국내외 쟁쟁한 작가들 사이에서 이름도 낯선 신진 그룹은 단박에 눈에 띄었다.

장동 콜렉티브는 스물여섯 동갑내기 김소진·이하영으로 구성된 독립큐레이터 팀이다. 조선대에서 미학미술사를 전공한 두 사람은 2018년 졸업작품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크고 작은 전시와 프로젝트들을 기획해왔다.

두 사람이 기획한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 ‘This is Our Green place: 분노 이후를 상상하기’(25일까지)전은 김은지·이경옥·강수지 작가를 초대해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거두고 ‘평등’과 ‘공존’을 위해 연대할 수 있음을 깨달으며 분노 이후의 세상과 분노 너머의 것들을 상상해 본 전시다. 유·스퀘어 청년작가 공모 선정작으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291만원·126%)해 눈길을 끌었다.

평면회화, 영상, 설치 작업이 어우러진 이번 전시는 짜임새 있는 공간 배치 등이 돋보였다. 특히 두 사람과 ‘지속적으로’ 작업해온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 주제를 풀어내는 방법 등을 함께 고민한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관람객이 쉬어가며 전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연출하고 싶었고, 전시장 안쪽에 푸른 식물과 의자 등이 어우러진 공간을 마련했다. 천정에 매달린 녹색과 흰색 현수막엔 텀블벅에 참여한 117명의 이름을 빼곡히 적어 설치미술처럼 연출했다. 이 공간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로 모두 취소됐고 두 사람은 프로그램 워크북과 자신들을 소개한 뉴스레터를 따로 제작해 텀블벅 회원들에게 전달했다.

작가들과 4차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함께 의견을 모으고 신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의미있었습니다. 지난해 진행한 ‘앞만 보고 걸어가는 불나비’전에서 함께 연대하고 고민해온 이들입니다. 그래서 재미있게 전시를 준비할 수 있었어요. 전시 후엔 아쉬운 게 많지만 작가님들과 전시를 진행하고 나면 저희도 많이 배우고 성장해감을 느낍니다.”(김소진)

학창시절부터 마음이 맞았던 두 사람은 2017년 10년마다 열리는 뮌스터조각페스티벌, 5년 주기의 카셀도큐멘타, 베니스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리는 ‘그랜드 아트 투어를 다녀오기도 했고 2016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인턴으로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소진씨는 전시기획을 뒷받침하는 정책, 예산 집행과정 등이 궁금해 정책실에서, 기획에 관심이 많은 하영씨는 전시팀에서 일했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눌 때면 통하는 게 많았고 늘 즐거웠다. 예술을 통해 어떻게 사회적 이슈나 문제를 풀어낼 것인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예술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등을 함께 고민하는 게 좋았다. 졸업이 가까워지자 결심했다. “2년만 돈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하고 싶은 거 열심히 해보자.”라고. 그리고 장동에서 의기투합, ‘징동콜렉티브’를 결성했다. 그들은 역할 분담이 잘 돼 있다. 하영씨가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기획력이 뛰어나다면, 소진씨는 일정이나 예산 등 실제로 전시를 구현시키는 일에 강점이 있다.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발전해가는 것이다.

졸업작품전인 ‘영자(말하기), 미영(듣기), 서현(쓰기)’전(2018)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이름을 주제로 한 전시였으며, ‘극약처방:예술가의 건강법’전(2019)도 공동기획했다.

지난해 공모에 선정된 ‘오월식탁’과 서울 연희동 전시공간에 직접 간이 부엌을 세팅한 ‘할머니의 반지하’전은 음식과 영상 매체를 통해 광주의 이야기를 색다른 시각으로 보여줘 화제를 모았고 시립미술관 5월전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소진씨는 광주 토박이, 하영씨는 충남 홍성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생활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소진씨에게 5·18은 일상처럼 다가왔지만 하영씨를 통해 5·18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접했고 아이디어가 나왔다. 언젠가 소진씨가 하영씨에게 집반찬을 싸 준적이 있었는데 광주의 음식을 좋아하는 하영씨는 기회가 된다면 광주의 할머니·어머니들의 레시피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오월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 세대’에게 80년 오월 광주에 살았던 어머니들에게 바로 그 때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만들의 오월과 광주의 맛을 연계한 영상 작업을 완성했다.

올해 장동콜렉티브는 다양한 5·18 관련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국가기록원이 기획한 5월 전시를 비롯해 518재단에서 공모한 연대사업에도 선정돼 ‘오월’을 소재로 광주와 서울 지역 청년작가 교류전을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또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인지원센터 입주작가로도 선정됐다, 그밖에 지역독립큐레이터 모임 ‘열릴 전시’, 청년작가 모임 ‘영감의 영감’을 운영, 독서토론과 이슈 브리핑, 크리틱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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