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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패션디자이너 나미정 “위로 받은 그림으로 옷 만들었죠”

by 광주일보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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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까지 노의웅 미술관서 ‘이런 인연’ 개인전
노의웅 화백 작품 모티브…11월 아트콜라보 상품 출시

나미정 디자이너가 노의웅 작가의 ‘구름천사’를 모티브로 제작한 원피스.
 

패션디자이너 나미정(38·메타피스코리아 디자인 디렉터)씨는 전시를 준비하며 소중한 만남들에 대해 줄곧 생각했다. 바닥부터 시작한 미국 생활에서 힘이 되어준 이들, 언제나 든든한 응원군이었던 남편과 가족, 미국에서 갑작스레 귀국해 막막했을 때 함께 일하자며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에 대해.

무엇보다 서양화가 노의웅 화백의 작품으로 작업을 하게 된 ‘인연’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노의웅미술관(광주시 남구 수춘안길 7)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이런 인연’(7월30일까지)은 그런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 전시장에는 노 화백의 작품과 그 작품을 모티브로 한 의상이 함께 걸려 있어 흥미롭다.

미국 LA에서 8년간 패션디자인과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나 씨는 미국 코로나 19 상황이 걷잡을 수 없었던 지난해 8월 준비도 없이 귀국했다.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처럼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이었다. 뉴욕에서 패션전시를 열었던 그는 광주에서 오랜만에 전시회를 준비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던 차에 지도교수인 박순천 조선대 교수의 소개로 노 화백을 만나게 됐다.

“작가님의 ‘구름천사’ 시리즈 중 아름다운 꽃을 한아름 안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제 어릴 적 모습이 바로 떠올랐어요. 구름이 나를 따라오는지, 내가 구름을 따라가는지 궁금해하며 걷던 어린시절의 저를 만난 거죠. 예전에는 화려한 작품보다는 중후한 느낌의 작품을 좋아했는데 이 그림을 보면서 큰 위로를 받았어요. 화려한 색채와 밝고 편안한 분위기의 작품이 늘 위안이 됐고, 에너지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작가님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아, 작가님 그림으로 최선을 다해 작업을 해보자 싶었죠.”

나 씨는 수많은 작품 중 의상으로 만들 그림을 고른 후 리서치 과정을 통해 그림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옷감을 선택했다. 이어 원단에 맞는 디자인과 스케치 작업을 진행하고 의상을 제작했다.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의 새틴을 활용한 원피스는 심플한 디자인과 화려한 패턴이 어우러져 경쾌한 느낌을 준다. 또 폴리 린넨으로 작업한 상의는 자유분방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전시용’이 아닌, 실생활에서 바로 입을 수 있는 옷들이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느라 의상 제작을 많이 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데, 이번 전시를 출발점으로 노 화백과의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의상을 제작하고 모델이 직접 옷을 입고 움직이는 모습을 촬영, 영상작품도 제작해 볼 생각이다. 또 11월 중에는 ‘행복한쓰임협동조합’과 함께 노 화백 작품을 활용한 다양한 아트 콜라보 제품도 내놓는다.

전시장에는 건축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기존 작업스타일의 작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와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이 대표적으로 그녀의 또 다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노 화백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참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작품의 변형에 신경쓰지 말고 자유롭게 작업하라고 했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나미정 패션디자이너
 

나 씨의 삶은 늘 도전적이었다. 조선대 조형디자인학과를 거쳐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VISIT IN NEWYORK’ 등 다양한 국내 내셔널브랜드 상품기획 MD와 디자인실장으로 일하며 일과 학업(조선대 박사과정)을 병행하던 지난 2012년 돌이 막 지난 아이, 남편과 함께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자라, H&M 등 한국에 SPA 브랜드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국내 브랜드들이 자리를 잃어가던 시점이었는데 패션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빠르게 바뀌고 변해가는 시장 상황을 현지에서 보고 싶었다. 한국에서의 경력을 뒤로 하고 실밥 뜯는 일부터 다시 시작한 그는 현지 여성복 ‘Edgemine’ 브랜드매니저를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귀국 후 참여한 광주시 동구 공공미술프로젝트 ‘별별별서’에서는 박옥수 고택의 오래된 건축 도면을 활용한 조명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고 (주)유니버셜트렌드센터 최고 디자인책임자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트숍 상품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기도 했다. 또 홈&패션 디자인컨설팅 ‘스튜디오 공일오’를 창업해 바쁘게 뛰고 있다.

“전시를 오픈하고 나니 늘 제 곁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랫동안 늘 지켜봐주시고 노화백과의 인연도 만들어주신 박순천 교수님께는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 제 인생에서 또 어떤 인연이 이어져 제 작업과 삶이 더 풍성해질지 기대가 많아요.”

월·화요일 휴관.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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