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권천 조선대병원 내분비외과 교수
10년간 유방암 발병률 지속 증가
서구화된 식습관 환자 연령 낮아져
유두 분비물·피부 변화 살펴야
수술·방사선·항암·호르몬치료
#.직장인 A(여·34)씨는 우연히 샤워를 하다가 가슴 안쪽에 덩어리가 만져져 덜컥 겁이 났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해왔다고 자부하던 A씨는 인터넷으로 유방암에 대한 검색을 했는데, 마치 본인 얘기를 하는 것만 같아 밤잠을 설쳤다. 다음날 가까운 종합병원의 유방·갑상선센터를 방문한 A씨는 유방외과 전문의의 문진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양성종양’이라는 진단을 받고 겨우 안심할 수 있었다.
A씨처럼 유방에서 덩어리가 만져진다고 해서 모두 유방암은 아니다. 유방에 발생하는 혹이나 종양 등의 덩어리를 통칭해 ‘유방 종괴’라고 하는데 유방 종괴는 유방 낭종, 섬유선종과 같은 양성 종괴와 유방암으로 통칭하는 악성종괴로 나눌수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여성암=유방암은 2020년 국제암연구소 (IARC)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린 암이다. 국내 통계 또한 중암 암 등록 본부에서 2020년도 발표한 2018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의 발생빈도는 20.5%로 여성암중 가장 많이 발생 비율을 보이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 지속적으로 발생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신 암 통계결과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1999~2018) 유방암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암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질환이지만, 유방암의 경우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고 재발이나 전이에 대한 위험도가 낮은 암이다. 이에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 이후 매월 유방 자가검진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임상검진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전문의 진찰과 유방촬영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자가 검진에서 멍울이나 혹 등의 이상 증상이 발견된다면 유방 전문의와 상담하여 전문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검사와 수술=유방암이 발생했을때는 덩이리가 촉지되는 것 외에도 다른 여러 증상이 확인될 수 있는데 유두의 분비물, 피부의 변화 예를 들어 패인 곳이 생기거나 우둘투둘해지는 경우, 한쪽 유방의 상대적인 크기 증가 등이 발생 가능하고,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유방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유방 검사는 유방 촬영술이 우선 시행되는데 유방 촬영술은 만져지지 않는 초기 유방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이므로 증상을 보이지 않는 여성들에서도 선별 검사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여성들은 유선 조직의 양만 많고 상대적으로 지방조직의 양이 적은 치밀 유방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치밀 유방의 경우 유방 촬영술 이후 초음파 검사도 병행해 질병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유방암으로 진단되게 되면 전신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하고 자기공명검사(MRI)와 같은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해 수술 및 추후 치료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진단된 유방암의 기본적인 치료는 수술적 절제이다. 유방암 수술은 유방의 절제 범위에 따라 전절제술 및 부분절제술로 나누게 되며 이는 암의 크기, 위치와 환자의 유방 크기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최근 유방암 발병 연령이 젊어지고 있어 유방암 수술에 대해 치료 성적뿐 아니라 미용적인 측면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주게 되므로 암세포를 제거하면서 환자의 가슴은 최대한 보존하는 ‘유방 보존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 한 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유두에 종양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선행 항암치료 후 유두 하 동결전편 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된 경우 유두를 보존하는 ‘유방 보존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과거 유방암 수술은 병변을 포함한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유방 전절제술’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분 절제술’이나 ‘유방보존술’과 같은 가능한 한 수술 범위를 최소화해 미용적인 측면을 향상시키는 수술 방법이 전체 유방암 수술의 약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주를 이루고 있다.
◇수술 후 치료와 관리=유방암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 후 여러 가지 치료를 병행하게 되는데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뿐만 아니라 호르몬 치료, 표적치료가 있으며 이는 환자의 나이, 몸 상태, 유방암 조직검사 결과등을 고려하여 각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으로 시행하게 된다.
유방암 환자의 연령이 낮아지고, 발병률이 급증한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서구화된 생활 환경과 식습관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지방질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위주로 섭취하는 건강한 식습관이 필요하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도한 여성 호르몬이 유방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식물성 여성호르몬을 함유한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수술 후 재발을 가장 많이 우려한다. 수술 후 5년까지는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유방암을 치료한 환자들은 유방외과를 방문해 꾸준한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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