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구하고 딸은 아빠와 함께 시타
“가족에 좋은 추억 잊지 않을 것”
잊을 수 없는 어버이날을 보낸 KIA 타이거즈의 사이드암 박진태가 잊을 수 없는 시즌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챔피언스필드에는 마음 따뜻해지는 시구와 시타가 있었다. 두산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이 열린 이날 박진태의 아버지 박금기씨와 딸 수영양이 시구·시타자로 나섰다.
아직 어린 딸을 품에 안은 박진태는 아버지가 던지는 공을 받으며 잊지 못 할 어버이날을 보냈다.
어려움을 딛고 오른 프로 무대에 아버지를 초대한 박진태의 마음은 특별했다. 박진태의 부모는 청각 장애인이다. 어려운 살림에도 야구 뒷바라지를 했던 아버지는 이날 당당히 1군 선수로 자리한 아들과 나란히 그라운드에 섰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딸에게 공을 건네면서 행복한 하루를 눈과 마음에 새겼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박진태는 지난 4월 10일 1군에 콜업됐다.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 나와 묵묵히 역할을 했던 그는 공격적인 피칭으로 점점 자신의 입지를 넓혔다.
또 다른 사이드암 박준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박진태는 9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3-3으로 맞선 7회초 등판해 삼자범퇴를 만들기도 했다.
박진태는 9일 “사실 어제보다 아버지께서 시구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날 더 긴장했던 것 같다”며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였다. 야구하면서 이런 이벤트가 있을까 말까 한데 운 좋게 구단에서 좋게 봐주셨다. 우리 가족에게 좋은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께서 야구장에서는 티 많이 안 내셨는데 집에 가셔서 좋아하셨다. 주변에서도 많이 축하해주셨다”며 웃었다.
독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마운드에 오르면서 만들어 낸 2021시즌이다.
박진태는 “누구나 다 열심히 준비하겠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더 독하게 먹은 것 같다. 하는 것은 똑같이 열심히 했다”며 “기술적인 것은 당장 바꾼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까 마음 편하게 하면서도 독기를 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가서 잘 던지든 못 던지든 이 악물고 하려고 한다. 맞더라도 시원하게 맞고 시원하게 잘 던지고. 칠 테면 쳐봐라 이런 생각이다”며 “후회 없이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태의 목표는 지금 독한 마음으로 꾸준하게 팀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박진태는 “어떤 역할이라기보다는 경기에 나가면 거기에 맞게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며 “지금 좋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시즌 끝날 때까지 꾸준하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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