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아파트 단지·대학가
온라인 ‘주식 공부방’ 활발
회원 10~100여 명 정보 나눠
중고거래 앱에서도 ‘주린이’ 소통
떠도는 투자 정보 낭패볼 수도
“주식 투자에 막 입문한 ‘주린이’(주식+어린이)입니다. 종목을 추천하거나 좋은 정보 공유하며 함께 공부할 분 찾습니다.”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주식 열풍 속에서 “아는 만큼 투자하자”는 주식 공부방이 온라인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관심사가 비슷한 투자자끼리 만나는 주식 친구, 이른바 ‘스톡 메이트’(Stock Mate)라는 말도 생겨났다.
친척, 직장 동료끼리 삼삼오오 모여 주식 정보를 나누는 기존과 달리 ‘주식 공부방’ 형태는 다양하다.
20일 현재 카카오톡에 ‘광주 주식방’ ‘광주 재테크’ 등을 검색할 때 나오는 오픈채팅방은 수십 개에 달한다.
방마다 회원 수는 10명 안팎에서 많게는 100명이 넘기도 한다. 자신이 주식 고수임을 증명하기 위해 ‘빨간색’으로 도배한 자신의 수익률 화면을 증거 자료로 내는 모습도 보였다.
방 주인인 ‘방장’은 ‘해시테크’(#) 문구를 달아 주식방 특징을 표현한다. 30~40대 등 연령대나 남녀 성별을 특정하면서 가입 제한을 두거나, 서로 약속을 하면 존댓말을 쓰지 않아도 되는 ‘반말방’도 있다. 가상화폐 투자 정보를 나누는 ‘코인방’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암암리에 떠도는 투자 정보지를 공유하는가 하면 증권사나 유용한 유튜브 강의, 참고 도서를 추천하기도 한다. 지역에 소재한 상장법인 이름을 따서 특정 종목만을 연구하는 주식방도 생겨났다.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모바일 앱 ‘당근마켓’은 이웃끼리 주식을 함께 공부하는 만남의 장으로 거듭났다.
자신의 동네 위치(GPS) 반경 4~6㎞ 이용자끼리 정보를 나누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껴진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주식 정보를 나누는 공간은 앱에 마련된 ‘동네생활’ 게시판이다. 초기에는 동네 맛집을 알리고 분실물 안내, 편의시설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었지만, 최근에는 투자 모임들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모바일 앱을 통해 대화를 나눈 뒤 카카오톡 주식방을 만들고, ‘정모’를 갖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나주 혁신도시의 경우 공기업 직원들의 가족들이 주식방을 만드는 추세이며, 주요 대학이 위치한 북구 용봉동이나 동구 서석동은 20대 수요가 많다.
코로나19 여파로 직접 대면할 수 없을 때는 다자간 통화를 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 모바일 앱을 이용하기도 한다. 아이폰 이용자이면서 초대장을 받아야 주식방에 들 수 있다는 점에서 폐쇄성이 짙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오픈채팅방을 통해 특정 종목의 매매를 부추기는 ‘주식 리딩방’이 성행하면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선의의 개인 투자자들이 허위·과장광고에 속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문업자가 아닌 유사 투자자문업자 등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은 불법”이라며 “이 경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최소 ○○○% 수익률 보장’, ‘손실 무조건 보전’ 등의 불법 과장광고를 담은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리딩방 운영사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를 확인하려면 금감원이 운영하는 관련 누리집(fine.fss.or.kr)에서 할 수 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역 주식 투자자는 광주 24만4839명·전남 20만6236명 등 45만1075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9229명(44.6%) 급증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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