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은 광주시의 느슨한 방역조치로 인한 ‘예고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교회 관련 역대급 확진자가 쏟아짐에 따라 모든 교회에 대한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까지 발동했지만, 일부 교회에선 각종 꼼수를 동원해 대면예배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 몇몇 교회에서는 비대면 온라인 예배 방송제작을 위한 (기술)인력에 한해 20인 미만까지 모일 수 있도록 한 정부방역 지침을 악용해 20인 미만이 사실상 대면예배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요구된다.
휴일인 31일 광주지역 일부 교회를 확인한 결과, 20인 미만 신도가 모여 대면예배를 보는 상황들이 목격됐다. 대면예배 현장단속을 나온 광주시와 자치구 공무원도 이들의 예배활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이날 4부로 진행된 매 예배마다 20명 이내 인원이 참석한 광주의 한 교회 관계자는 “점검 나온 공무원들이 20명 이내 예배는 가능하다고 해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종교시설에 대한 비대면 예배 조치는 기존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를 다시 진행한 것”이라며 “예전에도 비대면 예배시 20인 미만 조치를 진행했고, 각 교회에도 이전과 같은 방역조치를 전달했다”고 답변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앞서 지난 29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최근 광주에서 교회 관련 확진자가 200명 넘게 발생했고, 교회 관련 확진자 중에는 병원과 유치원, 학교, 공공기관, 요양보호사,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종사자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n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추가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30일부터 2월 10일까지 광주 시내 모든 교회에 대해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교회에선 휴일을 맞아 온라인 예배 준비 등을 핑계로 20인 미만이 모인 뒤 목사 설교를 듣는 등 사실상 대면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면예배 금지시 온라인 예배 방송 제작을 위해선 20명 이내까지 모일 수 있다는 정부의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사실상 악용한 것이다. 정부는 2.5단계 발동시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대신 비대면 온라인 예배 준비를 위한 영상제작과 송출 등을 위한 인력을 최대 2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만 20인까지 함께 모여 예배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소규모 교회발 확진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장의 행정명령(대면예배 금지)조치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광주에선 1년 내내 교회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4일 광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종교 시설 관련 확진자는 광주에서만 이날 오후 6시 기준 지역 내 누적 확진자(1798명)의 34%인 611명에 이른다.
광주에서 최다 확진사례만 봐도 IM선교회 산하 광주 TCS 등이 163명으로 가장 많고, 사랑 제일교회 관련 118명, 광주 안디옥 교회와 꿈이 있는 교회 관련 94명 등이다. 또 광주 청사교회 관련 75명, 경북 상주 BTJ열발센터 관련 67명, 일곡중앙교회 30명 등 교회 관련 확진자가 줄을 잇고 있다.
잠잠 할만 하면 터져나오는 교회발 집단감염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교회를 넘어 효과가 떨어지는 엉성한 방역행정을 이어가는 광주시로 향하고 있다.
자영업자인 김인진(38)씨는 “매번 종교시설에서 감염자가 나오는 데, 언제까지 우리(시민)만 참고 견뎌야 하냐”면서 “제발 종교시설에 대한 관리 단속 좀 해 달라. 이제는 광주시의 어정쩡한 행정에 화가 치민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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