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광주교대 교수·전 광주교대 총장
인간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가 안전하고 스마트한 공간, 깨끗한 공기, 친환경 녹색 교정, 최첨단 기자재를 갖춤으로써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왕성한 교육활동이 일어나는 최적의 환경이 된다면 좋겠다. 이를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일명 ‘5S 스쿨 만들기’다. 그렇다면 5S 스쿨이란 무엇인가?
첫째, 스마트 안전 학교다. 등교에서 하교까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전한 보호와 물리적으로 안전한 시설(소프트한 건물 벽면, 모서리 없는 책걸상, 안전한 운동시설, 친환경 바닥 마감재, 안전한 공간 설계 등)을 확보하는 일이 핵심이다. 거기에 더해 보건·위생·건강 관련 안전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또한 유해 자재와 석면이 없는 교육 환경, 위생적이고 안전한 급식(친환경 우리 농산물), 다양한 학생의 식사권 보장(채식주의자, 다문화 학생 등)이 포함된다. 심리·정서적으로까지 안전성을 확보해 학교 폭력·왕따·자살 제로화를 실현한다면 모두가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스마트 녹색 학교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그린 뉴딜 정책의 10대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후 환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 방법의 하나로 에너지 자립형 탄소 제로의 스마트 녹색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 일단은 화석에너지에 의한 지구 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30년 이상 노후화된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건물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해 에너지 자립 탄소 제로 시설을 확보한 후 거기에 아이들의 정서를 순화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 시와 음악이 있는 자연친화적인 녹색 교정을 가꾼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셋째, 스마트 청정 학교다. 맑고 깨끗한 공기를 확보해 미세먼지와 바이러스 없는 청정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 현행 가정용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를 확보할 수 없다. 학교 전체를 학교보건법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순환용 공기정화시스템(필터링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모니터링과 관리 주체 역시 AI 컨트롤 중앙 관리시스템으로 전환해 시설 관리 문제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 즉 AI 컨트롤을 통해 관리 주체 문제로 인한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을 없애고,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공부하는 학교 내 미세먼지 수준을 실시간으로 알려줌으로써 안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넷째, 스마트 공유 학교다. 이는 스마트한 학교 공간과 시설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자는 취지다. 학교는 교육과 삶을 위해 지역 주민과 시설 및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장소이어야 한다. 공공재로써 학교는 지역사회 커뮤니티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반대로 지역의 가용 자원을 활용해 중학교 자유학년제, 고등학교의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연계 협력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관리와 운영의 주체가 AI 컨트롤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아이들의 교육과 안전을 담보할 수만 있다면, 학교는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교육 활동은 물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지역 주민들의 주차난까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스마트 미래 학교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언제 어디서나 교육이 가능한 스마트한 온·오프라인 교육은 미래 교육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모든 학생이 소외되지 않은 언택트 교육에 필요한 기기 및 시설·시스템을 구축하고, 단위 학교마다 3D 프린터를 비롯한 각종 최첨단 기자재를 구비한 스마트 교실을 구축해 상시 비대면 교육 및 미래형 수업이 언제든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하는 핵심 역량 교육과 AI·스프트웨어(SW)·코딩 교육 등 미래 교육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후 환경 위기를 극복해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앞서가는 다양한 교육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5S 스쿨 만들기는 네 가지 교육 생태계의 큰 변화(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기후 환경 위기, 인구 절벽)에 대한 대응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 지역이 5S 스쿨 만들기를 통해 시설과 환경, 최첨단 장비와 같은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관련 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소프트웨어까지 구비할 때 진정 ‘더 앞선 교육’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5S 스쿨 만들기가 다양한 의견 수렴, 집단지성을 활용한 심도 있는 협의, 정책 입안, 행·재정적 실현 방안 검토, 예비 실행 및 성과 분석 등을 통해 실행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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