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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기자(그라운드 톡톡)

배신과 복수 … 유쾌·상쾌 ·통쾌한 KIA 훈련장

by 광주일보 202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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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와 임기영의 유니폼이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 테리 스포츠파크 근처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KIA 타이거즈의 ‘유쾌한 캠프’는 내용도 알차다.

며칠 전 KIA 캠프에는 큰 웃음이 터졌다. 훈련을 위해 경기장으로 출근한 선수들은 주차장 나뭇가지에 나부끼는 유니폼들을 목격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라커룸으로 향하는 펜스에도 언더셔츠와 바지까지 나란히 걸려있었다. 11번과 17번, 투수 이민우와 임기영의 유니폼이었다.

 

라커룸으로 가는 펜스에 걸린 이민우와 임기영의 유니폼.


사연은 이랬다.

지난 2월 23일 훈련을 위해 스트레칭 등을 끝낸 양현종이 외야로 캐치볼을 하러 가기 위해 글러브를 찾았다.

그러나 덕아웃 어디에도 양현종의 글러브는 없었다. 후배들의 장난을 의심한 양현종은 유력 용의자인 이민우와 임기영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글러브의 행방을 물었다.

자신들의 장난이 아니라며 묵묵히 캐치볼을 하는 후배들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린 양현종. 잠시 뒤 라커룸으로 달려간 불펜 포수 이동건이 실종됐던 글러브를 들고 나타나면서 양현종은 훈련에 들어갈 수 있었다.

캐치볼이 끝난 뒤 양현종은 “분명 누구가를 시켜서 몰래 라커룸에 글러브를 갖다놓은 것”이라며 범인 찾기에 나섰지만, ‘유력 용의자’ 이민우와 임기영이 강력하게 범행(?)을 부인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두 후배는 오히려 “현종이 형이 깜빡하고 글러브를 안 챙기고 나와서 자작극을 하는 것”이라며 항변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글러브 실종 소동’에도 불펜 피칭까지 무사히 소화했지만 “너희들이 먼저 장난을 시작했다. 유니폼을 모두 버리겠다”고 두 후배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그리고 며칠 뒤 양현종의 복수가 이뤄졌다.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경기장에 출근한 양현종은 라커룸에 있던 두 후배의 유니폼을 모두 꺼내 들고 나와 나무와 펜스에 ‘유니폼 전시회’를 펼친 것이다.

출근길에 진풍경을 목격한 선수들은 큰 웃음이 터졌고, 이민우와 임기영은 유니폼 정리로 하루를 시작했다.

투수 최고참이 이끄는 유쾌한 마운드. 시즌 준비도 잘 이뤄지고 있다.

경기장을 유니폼 전시장으로 만들었던 양현종은 4일 연습경기를 통해 첫 실전 피칭을 끝냈다.

이날 독립리그 연합팀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 양현종은 2이닝을 소화해 22개의 공을 던졌다. 양현종은 1회 첫 타자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병살타로 바로 투아웃을 잡은 뒤 유격수 플라이로 1회를 정리했다.

2회에는 좌익수 실책으로 시작한 뒤 좌전 2루타로 1실점 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투수 땅볼, 2루수 땅볼,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하면서 비자책점을 만들었다.

미국 스카우트들이 지켜본 가운데 양현종은 순조롭게 시즌 준비를 이어갔다.

이민우와 임기영도 ‘선발 후보’로 캠프를 잘 치르고 있다.

두 사람은 새 마음으로 출발하기 위해 올 시즌 백넘버도 바꿨다. 각각 경성대와 경북고 에이스 시절에 사용했던 11번과 17번을 새로 달았다.

“정말로 글러브를 숨기지 않았다”며 웃은 이민우는 “최근 밸런스가 좋다. 이 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선발 경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임기영은 “2년 동안 딱히 보여준 게 없다. 올해는 캠프 시작과 함께 경쟁이라서 겨울에 피칭도 하고 괜찮은 것 같다”며 “재미있게 하고 있다. 특히 현종이 형한테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고 있다. 많이 물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배신과 복수 … 유쾌·상쾌 ·통쾌한 KIA 훈련장

KIA 타이거즈의 ‘유쾌한 캠프’는 내용도 알차다. 며칠 전 KIA 캠프에는 큰 웃음이 터졌다. 훈련을 위해 경기장으로 출근한 선수들은 주차장 나뭇가지에 나부끼는 유니폼들을 목격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라커룸으로 향하는 펜스에도 언더셔츠와 바지까지 나란히 걸려있었다. 11번과 17번, 투수 이민우와 임기영의 유니폼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지난 2월 23일 훈련을 위해 스트레칭 등을 끝낸 양현종이 외야로 캐치볼을 하러 가기 위해 글러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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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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