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국·수 포함…난이도 제각각에 학생·학부모 분통
평가원 “유불리 완화 위해 6·9월 모평 분석 후 난이도 적정화”
대입 ‘정시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특정 과목(탐구영역) 선택에 따른 ‘복불복’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탐구 영역 ‘북불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올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국어·수학까지 선택과목제가 확대될 예정이어서 수험생들의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교육부와 입시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문·이과 통합과 학습 부담 감축을 위해 국어와 수학에도 2022학년도 수능부터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를 도입한다.
국어는 ‘독서’와 ‘문학’을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해 수능을 보게되며, 수학은 수학Ⅰ, 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하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셋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이미 선택과목제를 시행중인 탐구는 사회탐구 9과목, 과학탐구 8과목 중 문·이과 구분 없이 자유롭게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시행을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벌써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실시된 수능에선 사회탐구 9과목 중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나란히 63점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표준점수가 가장 높은 사회·문화(71점)보다 8점 낮았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을수록 최고점이 낮아진다.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는 수험생이 1문제만 실수하더라도 1등급을 받지 못했다. 특히 세계지리의 경우 1문제 틀린 학생은 2등급도 받지 못하고 바로 3등급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 8과목 중에선 물리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62점으로 가장 낮아 최고점이 가장 높은 지구과학Ⅰ(72점)보다 10점 낮았다. 물리학Ⅱ역시 1문제 틀린 학생이 2등급이 아닌 3등급을 받았다. 물리학Ⅱ에 이어 64점을 기록한 물리학Ⅰ이 두 번째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았다.
정시모집에서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은 탐구 과목 점수를 반영할 때 과목 간 난이도를 보정하는 작업을 하지만,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입시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선택과목 난이도가 제각각이라 해마다 비슷한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과목제가 확대되면 입시 ‘당락’에 과목운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당장 올해 수능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정시 선발 인원이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담감이 더한 상태다.
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선택과목 중 어려운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유리한데, 어떤 과목이 어렵게 나올지는 수능을 쳐봐야 아는 것”이라며 “결국 수험생들 본인이 희망하고 잘하는 과목을 선택하지 않고 입시 유불리만을 따져 선택하는 현실이 문제다”고 말했다.
‘복불복’ 수능 선택과목을 놓고 고민이 커지는 것은 교육 당국도 마찬가지이다. 난이도 조절에 문제가 없다는 출제기관으로선 해마다 제기되는 선택 과목 복불복 논란에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가 (예년과 비교해)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6월·9월 모의평가를 면밀하게 분석해 선택과목별 난이도를 적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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