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관련업계 힘겨운 한해]
관광객 급감에 개점휴업 일쑤…직원 내보내고 사장 혼자 버티다 폐업
여수 분양형 호텔 수익금 중단…명도 소송 승소한 투자자들에 넘어가
수학여행·체험학습 잇단 취소에 전세버스 멈춰서는 등 ‘생존 발버둥’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과 운수·숙박 등 관련 업종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침체의 터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 수 급감으로 법적 소송에 휘말리는가 하면, 월급이라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하나둘씩 내보내고 빚을 내며 연명하다 끝내 폐업하는 등 불황의 골이 심각하다는 게 관련 업종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전국에서 여행객들이 몰리는 여수에서조차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숙박·여행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에서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전남 다른 지역 관광 인프라 업종 및 시설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분양형 호텔, 경영난에 소송까지=9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여수 돌산읍 A호텔 투자자 80명은 최근 위탁운영사와의 명도 소송에서 승소, 위탁운영을 맡겼던 호텔 객실을 돌려받는 명도 집행 절차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210개 객실 규모로 건설된 호텔 투자자들로, 객실 1개당 약 2억 2500만원을 주고 111개를 분양받았다.
투자자들은 전문위탁운영사에 객실 운영·관리 등을 맡기는 대신, 매달 분양금의 7%(150만원)를 수익금으로 받는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했지만 수익금 배당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법적 소송에 들어간 것.
당시 분양사는 전 객실이 바다를 향하고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와 인접해 있는데다 여수시내·여수역과의 접근성도 높다는 점 등을 들어 내세워 투자자 유치에 나섰지만 수익성 확보가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위탁운영사는 운영 6개월만에 수익금 지급을 중단했다. 투자자들은 수개월 간 수익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위탁운영사 측은 코로나19로 영업이 되지 않아 수익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자 결국 투자자들은 명도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투자자들은 별도 관리자 없이 자신들이 임대하는 등 수익 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광 수요가 급감한 만큼 녹록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른 호텔들도 비슷한 처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시내 관광·일반숙박업소는 505개. A호텔과 같은 분양형 호텔도 적지 않은데, 일부 호텔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손실이 커지면서 수익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그나마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국내 여행지로 눈을 돌린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여수 상황이 이 정도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 숙박업계는 사실상 고사 위기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직원 내보내고 가족들로 버티다 결국 폐업=코로나19로 폐업 위기에 놓인 대표적인 업종은 여행업이다. 광주지역 여행사를 운영중인 이모(38)씨는 함께 근무했던 직원 3명을 모두 내보냈다. 5월에 한 명, 10월에 두 명의 직원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코로나로 올해 매출이 전무한데다 고용유지 지원금까지 끊기면서 빚을 내서 운영중인 회사에 더 이상 직원을 둘 수가 없었다는 게 이씨의 하소연이다.
이씨는 폐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벤처기업 지원금을 받은 터라 3년간 폐업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수익은 한 푼도 없는데 임대료를 내며 회사 문만 열어놓고 있다는 얘기다.
이씨는 “손님을 모아 국내 투어라도 할 수 있지만, 혹여 투어 참가자 중에 확진자가 있어 관광한 지역에 전파라도 될 경우 지자체가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탓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관광협회에 따르면 250여개 지역 여행사 중 수익도 없이 사무실 문만 열어놓은 여행사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관광협회 관계자는 “470개 여행사 중 20개가 문을 닫았고 나머지 업체들도 대부분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한 채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 이후 멈춰선 전세버스=광주·전남 전세버스 업계는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9일 광주·전남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올 2월부터 11월까지의 전세버스 운행기록증 발급 건수는 1만 44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 9775건의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통학용으로 이용되던 전세버스는 비대면 수업이 많아지면서 타격을 입었고 체험행사와 수학여행, 산악회나 동호회, 결혼식 등이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전세버스 업계는 특히 연중 최대 성수기인 가을 단풍철 시기에 국립공원 차량 출입이 제한되면서 대다수 버스가 한 건의 운행도 못했다.
광주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기업 통근차량을 제외하면 일감이 없다. 가을 성수기를 놓친 상황에서 비수기인 동절기에 접어든데다 코로나까지 겹쳐 생계 자체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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