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항쟁 관련 피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주남마을’과 ‘태봉마을’이 40년의 세월을 넘어 비극의 역사를 극복한 역사적 스토리 공간으로 탄생한다.
5·18항쟁 당시 버스 총격사건으로 주민 15명이 숨진 ‘주남마을’과 주민 전원이 계엄군에게 저항하다 끌려가서 고초를 당한 ‘태봉마을’의 비극이 재조명된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를 계기로 광주·전남 자치구들이 광주·전남에 산재한 약 50곳의 5·18 사적지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계획을 내놓는다.
8일 5·18기념재단 따르면 오는 10일 오후 2시 5·18기념문화센터 2층 대동홀에서 10명의 자치구 실무자들이 사적지 보존과 활용에 관한 의견과 계획을 제시한다.
‘5·18 사적지 보존과 활용,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토론회는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가 사회를 맡는다.
토론회에서는 전남도 5·18민주화 및 과거사 지원센터 팀장, 광주시 5·18선양과장을 비롯해 광주 5개 자치구 실무자와 광주시 관광재단, 김광란 광주시의원, 5·18기념재단 사무처장 등이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광주시 동구의 사적지 활용계획인 ‘모모의 5·18이야기 기록화 및 기념사업’이 눈길을 끈다.
‘모모’라는 이름은 미하엘 엔데(Michael Ende)의 동화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으로, 동화 속에서 모모에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새 스스로 답을 깨치거나 진실까지 털어 놓게 된다. 동구는 이에 착안해 5·18의 숨겨진 진실을 주민들의 말을 통해 알리자는 의미로 이 ‘모모’를 따왔다.
1980년 5월 23일 계엄군이 주둔하고 있던 광주시 동구 월남동 주남마을에서는 11공수여단이 광주~화순 간 국도를 지나가던 25인승 버스에 총격을 가해, 승객 15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돼 있다. 계엄군은 부상자 중 두 명을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고 가 총살한 후 암매장했다.
광주 동구 소태동 태봉마을 주민들은 마을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지역방위군을 편성해 계엄군과 대항했다. 40여명의 주민들은 5·18이 끝난 후 계엄군에게 연행돼 온갖 고초를 겪은 곳으로 역사적 의미 또한 깊은 마을이다.
이날 발표를 할 김혜정 동구 문화기반조성 계장은 “동구는 주남·태봉마을을 중심으로 2021년 1월부터 3월까지 5·18 당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자료를 수집 및 기록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5·18 이야기 웹툰을 제작 및 보급하고, 발굴된 스토리를 기반으로 창작연극도 제작·공연하는 등의 기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산구는 광산구내 5·18민주화 운동과 관련이 있는 장소에 대해 추가로 사적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1980년 5월 22일 광주 진입 시민군과 계엄군의 대치 장소인 ‘광주비행장 앞 도로’, 송정리 시위군중 집결지였던 ‘송정리역 앞 광장’, 계엄사령부 작전본부 였던 ‘송정리 공군비행장’,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인 ‘윤상원 열사 생가’ 등 총 6곳을 고려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지적됐던 사적지의 관리부실 실태도 다시 들여다보고 관리 방안도 제시될 예정이다.
사유지로 지정된 사적지들의 관리 소홀 문제점을 비롯, 40년이 지난 사적지는 건물 노후화에 따른 리모델링과 도시 개발로 옛모습을 상실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종원 광주시 5·18선양과장은 “1980년 당시 원형이 잘 보존된 사적지에 대해 문화재 등록 등 다양한 관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토론회에서 제시된 타 자치단체 관리사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검토해 단계별 관리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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