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이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반달가슴곰과 인간이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국내 최초로 조성한다. 반달가슴곰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안식처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미다.
4일 구례군에 따르면 군은 환경부와 협력해 웅담을 채취할 목적으로 개인이 사육하고 있는 전국의 반달가슴곰 50여 마리를 한 곳에 모아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하기로 했다.
이는 반달가슴곰의 생츄어리(santuary·조수보호구역)를 만들어 인간과 동물이 함께하는 멸종위기종 공존문화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람과 곰이 공존하는 공간과 문화를 조성하고, 교육과 관광을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것이다.
구례군은 이를 위해 멸종위기 야생동물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마산면 일원에 2023년까지 90억원을 들여 4만㎡ 규모의 ‘반달가슴곰 생츄어리’를 만든다.
올해 6800만원을 투입, 반달가슴곰 주민 해설사를 양성하고 홍보용 조형물도 설치할 계획이다.
반달가슴곰 주민 해설사는 국립공원연구원·민간단체인 ㈔반달가슴곰친구들(대표 우두성)과 손잡고 20여명을 양성해 앞으로 만들어질 생츄어리 방문객과 각급 학교 프로그램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게 된다.
또 곰과 연계된 지역 50여 곳에 홍보용 조형물을 설치하고, 점진적으로 구례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심춘식 구례군 환경교통과장은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멸종위기종 공존문화사업은 사람과 동물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에 대한 시험 모델로 미래형 환경운동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달가슴곰은 ‘가슴에 브이자형 하얀 털’이 있어 붙은 일본식 이름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히 ‘곰’이라고 불러왔다.
1982년11월16일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됐으며, 2012년 7월27일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2004년부터 16년 간 280여억원을 들여 종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반달가슴곰은 10월 말 현재 69개체가 지리산 일대에 활동 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구례군은 반달가슴곰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330호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수달’에 대해서도 공존문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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