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이 기분 좋은 커피 잔치를 벌였다.
KIA타이거즈의 고졸 5년 차 김현준<사진>은 29일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을 나섰다. 동료들과 프런트에 대접할 커피를 챙기느라 오전부터 분주했던 김현준.
그는 KT와의 경기가 열린 전날, 연장 10회 4-3 끝내기 경기의 승리투수였다. 프로 데뷔 후 첫 승이다.
2016년 우선지명으로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고향팀에 입단한 김현준에게 올 시즌은 프로 데뷔 시즌이다. 앞서 한 차례 1군 등록된 적은 있지만 마운드에는 오르지 못했다.
2년의 군 복무를 마친 김현준은 올 시즌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5월 5일 키움전을 통해 프로데뷔전을 치른 그는 25일 삼성전에서 프로 첫 홀드를 기록했고, 이어 28일에는 승리투수가 됐다.
믿었던 박준표가 황대인과 김규성의 연속 실책으로 이틀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28일, 김현준은 3-3으로 맞선 10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첫타자 장성우에게 안타는 맞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루킹 삼진이었다.
김현준은 “상대 실책 나올 때 우리 타순이 좋아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기분은 좋은데 똑같은 것 같다. 실감은 잘 안 나는데 옆에서 많이 축하를 해주셔서 ‘첫승했구나 ’생각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가장 애타게 승리 순간을 기다렸던 부모님들은 아들의 첫 승 장면을 놓쳤다.
김현준은 “아버지께서는 9회 동점 가니까 텔레비전을 끄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회식에 가셔서 못 보셨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예상치 못하게 올라간 마운드였지만 자신감 있게 승부했다.
그는 “동점 되고 나서 몸 풀라는 사인이 났다. 9회말에 끝날 수 있는 찬스가 있었는데 잘 안됐다”며 “선두타자 내보내고 보내기 번트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2루 가 있으니 오히려 더 편했다. 1루에 신경 쓸 것도 많고 도루도 줄 수 있는데 편하게 했다. 하위타순이라서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마지막 타자(천성호)가 초등학교 동창이었다(웃음). 미안해서 연락을 못했다”고 웃었다.
이어 “남은 경기에서 또 올라가면 자신 있게 하겠다. 내년에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비시즌에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영상편집=김혜림 기자 fingswoma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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