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병 선 제2사회부 서부취재본부장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는 ‘소통’이다. 소통은 다른 것들과의 만남이다. 언제 소통이 잘 되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랑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소통이 잘된다. 소통이 안 되는 것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발한 것도 서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까닭에 소통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소 낯설지만, 유네스코는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여하고 있다. 백성이 말과 글을 쉽게 익히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기리고 세계 문맹퇴치 노력에 동참하고자 유네스코가 지난 1989년 제정했다. 올해는 네팔의 ‘네팔 노령기구’와 영국의 ‘세계연합학교’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백성을 생각하고 글을 통해 소통을 원했던 세종대왕의 ‘측은지심’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위정자 정치 덕목에 ‘소통’이 강조되는 이유다.
최근 김종식 목포시장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선출직 공직자 대다수가 유권자에게 입맛에 맞는 공약과 기대감으로 환심을 사려한다. 김 시장 역시 후보시절 ‘애민’을 밑바탕으로 한 공약을 내걸고 표심을 다잡은 바 있다. 그랬던 그가 파열음으로 생채기 투성이다. 목포시의회와의 마찰이 그렇고, 시민과의 불통이 그러하다.
목포시가 추진하는 생활쓰레기 소각장 건립과 관련해 시의회와 시장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목포시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시의회와 ‘민간투자 방식이 맞다’는 시장의 생각이 대립하면서 목포시 쓰레기 대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시급한 시책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시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시민들은 문제 원인을 시와 의회 간 소통 부재로 보고 있다.
또, 목포시가 추진하는 ‘목포 평화광장 리모델링사업 주차장 개설공사’로 광장 주변 달맞이공원이 일부 훼손되는 것과 관련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 시위에 나섰다. 이들이 시장과의 만남을 원했지만, 김 시장은 “집회를 열지 않으면 만나주겠다”고 해 논란을 빚었다. 시민을 대하는 시장의 자세가 불통을 넘어 자기 생각에만 집착하는 ‘오만 불손’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소통의 수단은 말이다. 별다른 생각없이 한 말인데 상대방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혹자는 그래서 말을 칼, 비수에 비유한다.
사려 깊지 못한 시장의 말 한마디가 시민들에게는 아픔으로 기억되는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소통이 막힌 관계를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소통은 자기보다 상대방을, 말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같은 것 보다는 다른 것을 볼 수 있고 인정할 때 비로소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 공전6조에는 각종 시설물의 관리·보수 이야기가 나온다. 공직자가 행정업무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총론적 관점에서 꼼꼼히 챙겨보길 주문해 본다.
/mo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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