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역 정치권 힘 모아야
광주·전남이 더 이상 낙후되지 않고, 그동안의 지역 간 불균형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의 분발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각종 정책 수립과 지역 현안사업의 국비 예산 지원은 정치적인 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과 보수정권에서 각종 국가 정책과 예산 등에서 소외와 차별을 받아왔다. 80년 5·18 민주화운동을 기점으로, 사실상 군부독재와 보수정권에 반대하는 야당 지지 기반이 되면서 차별은 더욱 심화됐다. 이 때문에 도로 뿐만 아니라 철도, 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시설(SOC)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뒤떨어지는 등 지역간 불균형 격차는 커졌다.
호남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에 비해 26년이나 늦게 4차선으로 확장됐고, 호남고속철도 개통도 경부고속철도에 비해 11년이 늦었다.
하지만, 군부독재와 보수정권이 아닌 호남 지지를 기반으로 한 민주정부가 들어섰음에도,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역 간 불균형에 대한 해소없이 현 정부가 균형발전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동안 불균형 격차가 심해 낙후된 상태였던 광주와 전남은 여전히 뒤처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과 대전·충남지역의 혁신도시 추가 지정, 충북 오창의 방사광가속기 유치 등 현 정부의 주요 국책사업 지원이 충청권으로 집중됨에 따라 광주·전남의 위기감은 더해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정치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광주·전남은 여전히 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고, 민주 정권의 재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현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광주·전남 표심을 ‘집토끼’로 분류하고 있는 반면, 그동안 대통령 선거에서 항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민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인 전략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충청권 인구가 늘면서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 수가 역전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까지는 광주와 전남지역의 국회의원이 18명(광주 8명·전남 10명)으로, 대전·세종·충남 17명(대전 6명·세종 1명·충남 11명)에 비해 1명이 많았다. 하지만,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부터는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 각각 1명씩이 더 늘어나면서 20석이 된 반면 광주와 전남은 여전히 18석에 불과하다.
여기에 광주·전남지역 18명의 국회의원이 민주당 소속인데다 대다수가 초·재선이다 보니 강력한 리더십이나 정치적 대중성이 약해 중앙 정치권에서 호남 정치력 복원과 함께 지역 현안 해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이 농도(農道)라는 이유로 전남지역 대다수 의원들이 국회 농해수산위원회에 배정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다양한 상임위원회에 배치돼 활동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그나마 20대 국회에선 국민의당과의 경쟁 구도로 인해 민주당 차원에서 호남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지금과 같은 민주당 독식 구조 아래에선 지역 현안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 의원들이 뜻을 한데 모으고, 이를 적극적인 연대로 이어갈 경우 민주당 내에서 구심력을 확보해 세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를 기반으로 호남 정치력을 키워간다면 광주·전남의 주요 현안사업과 뒤처진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충분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광주 북구갑) 국회의원은 “현 정부의 모토가 지역이 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전 영역에서 지역이 소외받지 않고, 보다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으고 분야별로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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