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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일기자(정치 라운지)

이용섭 시장, 김영록 지사가 본 ‘국토 불균형 광주·전남의 위기’

by 광주일보 202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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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인터뷰]
“지자체 자립 규모·기반 구축 없인 경제낙후도 인구소멸도 극복 못해”
“균특법으로 불균형 해소 어려워 인구소멸지역 지원 특별법 시급”

 

이용섭 광주시장(왼쪽)과 김영록 전남지사

◇ 공통질문

1 광주·전남의 비전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영남권에 이어 충청권에도 뒤지면서 광주·전남의 경쟁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국토불균형을 시정하기위한 대책은 없나.

2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기업 등을 인구감소 및 소멸지역 중심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 행정수도 완성과 함께 국책사업 낙후지역 우선 실시, 국가기반시설 전수조사 후 미흡지역 우선 배정 등을 통한 불균형의 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4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 상생협력위원회를 명실상부하게 운영해 광주·전남 현안 및 미래 사업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 정부에 가장 먼저 건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가균형발전대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6 끝으로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이용섭 광주시장>

이용섭 광주시장이 최근 제안한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지역 내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이 시장은 앞으로 ‘규모의 경제’가 지자체의 경쟁력이 되는 만큼 광주·전남 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거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통합을 제안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중인 지역 균형발전 정책에 발맞춰 균형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만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지방 스스로 자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광주와 전남처럼 소규모인 광역자치단체로는 향후 수도권의 블랙홀도 막아낼 수 없고, 경제적 낙후와 인구소멸의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1 과거 산업사회는 큰 도시를 광역시나 직할시로 ‘분리’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보통신의 발전과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의 필수 요소가 되면서 공동생활권을 하나로 묶어내는 ‘통합’이 시대정신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처럼 도시의 광역화가 ‘대세’가 되었고, 광주·전남의 비전 또한 이같은 시대적 흐름을 맞춰 새롭게 마련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가 완전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구가 500만명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지역은 광주와 전남에 더해 전북(180만명)까지 끌어들여야 인구 500만 이상 초광역권 형성이 가능하다. 우선은 정서적·경제적·문화적으로 한 뿌리인 광주·전남이 성공적으로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2 한국고용정보연구원보고서에 의하면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8개 시·군이 30년 내 소멸위험 지역으로 포함되어 있다. 또 광주 역시 2012년부터 매년 인구가 순유출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로는 가장 낙후되어 있는 호남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옳다.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있지만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국가균형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지방 스스로 자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규모와 기반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공공기관 이전은 균형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의 하나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두 가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는 지자체가 공공기관 이전을 마중물 삼아 지역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만큼 광역화가 이루어져한다. 둘째는 공공기관이 이전되는 도시는 지역성장 거점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산업, 주거, 교통, 교육, 문화 등 자생력을 갖고 자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3 산업사회 때는 자원이 부족해 수도권으로 돈과 사람을 집중시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국가 간 경쟁시대’였고 일극집중체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각 지역마다 고유함과 독특함을 살려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국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도시 간 경쟁시대’이며 다핵분산체제이다. 따라서 각 권역마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책사업과 국가기반시설이 균형 있게 배치되어야 한다.

4 광주·전남이 하나로 통합되면 자립경제가 가능한 단일경제권역이 형성되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다. 그리고 과도한 경쟁이나 중복투자도 사라지게 되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로서 많은 논의와 절차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상생발전위원회라도 실효성 있게 운영해 광주·전남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 가야 한다. 광주·전남의 진정성 있는 통합논의가 이루어지면 언젠가 하나가 된다는 비전이 형성되므로 광주·전남 상생과 동반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광주·전남은 1000년을 함께해 온 공동 운명체다. 따로 따로 가면 완결성도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렵다. 지금처럼 매사안마다 각자도생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 공멸뿐이다.

5 지자체들이 통합을 통해 300∼500만 이상으로 초광역화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자립경제와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통합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연방정부 수준에 준하는 분권화가 이루어 질수 있도록 초광역 자치단체에 교부금, 예산, 조세, 권한 등을 대폭 이양하는 법률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수도권 블랙홀을 막아내고 전국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다.

6 지금은 대변혁의 시대이다. 익숙한 것이나 편한 길만 고집하면 지역의 미래는 없다. 광주·전남 통합은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도전이다. 광주·전남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담대한 일이다. 다음 세대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길이니 시도민들께서 적극 뒷받침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선출직은 유권자들의 지지가 없으면 나아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늘보다는 내일을 준비하는 일, 쉽고 편한 일보다는 어렵더라도 가치 있는 일, 인기 있는 일보다는 역사에 남는 일에 지역의 역량이 결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김영록 전남지사>

광주·전남 통합이 지역 이슈로 부상한 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지난 9월 10일 갑작스러운 통합 제안을 받은 뒤 도의회, 도교육청, 도내 시민단체 및 전문가 단체 등 지역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이 광주·전남 발전의 전기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지사의 생각이다. 정치 논리, 지역 이기주의 등에 익숙했던 광주·전남이 순수한 의지만 가지고 이를 극복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 방향성과 비전에는 공감하지만, 보다 냉철한 전략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김 지사는 강조했다. 10월이 가기 전에 이 시장과 만나 가까이는 상생협력과 멀리는 통합에 이르는 과정을 함께 가기 위한 ‘합의’에 이르렀으면 한다는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전남이 거대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정부에 함께 제안하고, 이를 잘 추진하는 모습을 시도민에게 보이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오는 2021년 광주 민간공항 이전 시 명칭 변경에 대해 광주시민의 입장을 감안, 무안군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군공항과 관련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불리한 ‘기부대양여’를 규정한 군공항이전특별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광주시와 협력해 나갈 생각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수도권 내 영남권·충청권·호남권 등의 불균형 속에 앞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이 최고의 가치가 될 것이다. 정부가 약속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낙후지역을 감안한 국가 재정의 차등 분배, 행정안전부의 국가균형발전부로의 개편, 인구소멸지역지원 특별법 제정으로 대표되는 법적인 뒷받침 등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처방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반 아래 전남의 새천년 비전인 ‘청정 전남, 블루 이코노미’를 건실하게 추진한다면 불균형이 시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저는 전남을 관광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바이오산업 등을 축으로 해 기존 화학·철강·농수축 등의 분야를 계속 업그레이드해 갈 생각이다.

2 균형발전특별법 등 기존 법률로는 현재의 불균형 문제, 지방소멸 위기를 해소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로 경북도와 함께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법안에는 인구소멸지역에 대한 국가보조금 보조비율 우대 적용, 공공기관 지방 이전 우선 고려, 농어촌 주택 구입 시 종전 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등이 포함돼 있다. 우선 이 특별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전남도가 앞장서겠다.

3 행정안전부가 국가균형발전부로 개편돼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정부부처 가운데 지방을 대변할 수 있는 부처가 없다보니 모든 정책이 수도권이나 일부 지역만을 중심으로 양산되고 집행되고 있다는 인상이 깊다. 현 정부에서 약속한 제2국무회의도 서둘러 정기적으로 개최돼야한다.

4 광주와 전남이 무조건 상생협력을 할 수는 없다. 안건에 따라서는 상생협력보다 경쟁을 해 시너지를 높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상생협력위원회는 과제를 잘 정할 필요가 있다. 또 갈등·마찰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한시적으로 운영해보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지금까지 빛가람혁신도시 조성, 광주전남연구원 통합, 광역교통망 구축사업 등 상생협력을 통한 성과도 있었다.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다소 부정적인 부분을 함께 노력해 해결 방안을 찾겠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제안한) 행정통합은 밀어붙이기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행정통합만이 지고지순한 선이 아니며 순기능과 역기능을 잘 살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하고 정책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민선 7기에 시·도 행정통합에 대한 시·도민 의견을 묻고 민선 8기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같은 ‘지방도시 광역 경제권 구축’이 행정통합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5 현 정부가 추진한 1단계 재정분권이 오히려 지역 간 ‘빈익빈부익부’를 심화시켰다는 것은 이미 결론이 난 바 있다. 낙후지역에 대한 교부세를 높이고 균형발전특별회계 역시 계속 유지·확대해야 한다. 재정분권은 지역 간 균형재정을 강화하고 지방의 자주재원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 전남의 섬에 접안시설이라도 제대로 갖춰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전남에 기반시설을 설치해 그 잠재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6 도민만을 보면서 일하고 있다. 초심 그대로 ‘도민제일주의’를 지키며, 앞으로의 모든 도정에 대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포스트코로나시대, 청정 전남의 여건은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도민의 위상도 높아질 겁니다. 관광하거나 전남으로 귀농어촌하려는 도시민들, 새롭게 늘어나는 일자리를 얻으려는 청년들로 북적이는 전남을 만들겠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이용섭 시장, 김영록 지사가 본 ‘국토 불균형 광주·전남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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